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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림 사건은 1967년 중앙정보부가 유럽 유학생, 교민 등 약 200명이 동베를린 북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간첩 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당시 독일에서 활동하던 윤이상은 국내로 송환됐다. 간첩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년간 복역했다.
2006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1967년 6월 17일 독일에 파견된 중앙정보부 직원 등이 “대통령의 친서 전달을 위해 만나자”는 거짓말로 윤이상을 한국대사관으로 유인했다. 윤이상은 대사관에서 2박3일간 조사를 받은 뒤 국내 송환돼 중앙정보부에 구금됐다. 위원회는 당시 박정희 정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백림 사건을 ‘대규모 간첩사건’으로 확대·과장했다고 결론내렸다.
유족이 재심을 청구한 지 3년만인 지난해 5월 서울고법은 윤이상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던 수사관이 거짓말에 의한 임의동행 형식으로 피고인을 연행해서 구속한 일련의 행위는 형법 124조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며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경우로 재심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법경찰관이 윤이상을 불법 구금하는 등 직무상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즉시항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에 배당돼 있는 윤이상의 재심 사건 심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