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버튼 5번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외부 버튼을 연타하는 ‘SOS 긴급 신고법’이 확산했다. 스마트폰 측면 전원 버튼을 5회 연속 누르면 별도 조작 없이 112나 119 등 긴급전화로 구조 요청 및 위치 정보가 전송되는 기능이다. 위급 상황에서는 매우 유용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버튼이 눌려 접수되는 오신고가 잇따르면서 일선 치안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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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은평구의 한 지구대를 찾았을 때도 이런 오신고 사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경의중앙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승객의 긴급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신고자의 안전을 확인한 결과 스마트폰 오조작으로 인한 오인 신고로 밝혀졌다.
지구대 관계자는 “스마트폰 외부 버튼을 몇 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신고가 접수된다”며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 안에서 승객들끼리 몸이 부딪치며 버튼이 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찰 시스템상 허위·오인 신고가 확인된 경우 ‘코드4(비출동 종결)’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신고자가 “문제 없다”는 의사를 표시해도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확인 절차를 거친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의 경우 가해자의 종용이나 협박 때문에 신고자가 경찰을 거짓으로 안심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문제는 112 신고 조작 방식이 단순해지다 보니 의도치 않은 오신고가 늘어 치안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 강력 범죄나 급박한 구조가 필요한 현장에 출동할 경찰력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지구대 소속 관계자는 “신고자가 버스를 타고 서대문에서 종로로 이동하던 중 오신고가 접수된 적이 있다”며 “신고자 확인을 위해 직접 종로 관내까지 이동해야 하다 보니 거리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고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2026년 1~6월) 경찰 출동 신고 처리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고 857만 2054건 중 ‘허위·오인’으로 분류된 신고는 13만 1860건에 달했다. 허위 신고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강화됐지만 허위·오인 신고가 줄지 않는 건 스마트폰 오작동 등 ‘의도치 않은 오인 신고’가 상당한 비중일 거라는 게 현장 경찰들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외부 버튼 오작동으로 인한 오신고의 정확한 실태 파악은 현재로선 불가능한 실정이다. 본지가 경찰청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한 결과 관련 통계는 취합되지 않아 ‘정보부존재’ 처리됐다. 외부 버튼을 이용한 긴급 SOS 신고 역시 경찰엔 일반 112 전화 신고와 동일한 방식으로 시스템에 접수되기 때문이다. 사건을 종결할 때도 기능별로 세분화하여 분류하지 않고, 단순히 ‘오작동’이나 ‘잘못 눌림’으로만 통합 기재되고 있었다.
외국인 장난에 공공비상벨 오신고도 많아
스마트폰 외에도 공공 화장실이나 공원, 편의점 등에 설치된 ‘공공 비상벨’도 오신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관광지 인근 파출소 관계자는 “오인 사례가 많은 곳 중 하나가 남산 중턱 화장실”이라며 “관광 온 외국인들이 재미삼아 누르거나 실수로 누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상벨을 누른 사실이 확인돼 출동해 보면 아무도 없는 경우가 있다”며 “벨을 누른 사람도 놀라서 도망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다만 이런 경우 고의성이 없어 허위 신고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편의점에 설치된 비상벨의 경우에도 절도나 강도 같은 위급상황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이 주취자를 해결하기 위해 누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SOS 기능이나 비상벨의 오신고 및 오작동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긴급한 상황에 처한 신고자를 위해 설치된 목적이 있는 만큼 기능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오작동이 잦은 화장실 비상벨에 커버를 설치하는 등 오작동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긴급 신고 기능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해야 맞춤형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112 접수 시스템상에서 오작동 원인을 세분화해 통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 상황에서 신속성과 오작동 방지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며 “이용 편의성은 유지하면서도 주머니 속 오작동률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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