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현실판 ‘장발장’?…한파 속 빵 훔친 노숙인에 손 내민 경찰관[따전소]

이로원 기자I 2025.01.29 17:07:08

남양주 북부경찰서 진접파출소
빵 훔친 노숙인에게 일자리 지원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한겨울 한파 속에서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해 빵을 훔쳐 달아난 노숙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식료품과 생계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노숙인 A씨가 경기도 남양주의 한 제과점에서 빵을 훔치는 모습. 해당 제과점 CCTV 영상. 사진=남양주북부경찰서 제공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시 20분께 경기 남양주시의 한 제과점에서 “어떤 남성이 빵을 훔쳐 달아났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양주북부경찰서 진접파출소 경찰관들은 가게 CCTV를 통해 70대 남성 A씨가 빵 2개를 훔쳐 도주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인상착의를 토대로 동선을 추적해 신상을 파악했다. 하지만 주소지로 등록된 집에서는 A씨를 찾을 수 없었다. 이후 순찰 중이던 윤재성 경위와 김용구 경사는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남양주시 진접읍의 한 다리 아래에서 비닐 천막 등으로 덧대서 거처를 만든 A씨를 발견했다.

그는 비닐 천막과 낡은 담요 등으로 추위를 견디며 노숙하고 있었고 거처에는 남양주시가 작년 12월 두차례 이곳을 방문해 철거해달라는 안내문도 부착돼 있기도 했다. A씨는 경찰서로 임의동행된 후 경찰 조사에서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파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숙인 A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윤재성 경위와 김용구 경사. 사진=남양주북부경찰서 제공
당시 A씨를 검거한 윤 경위와 김 경사는 생계형 절도범으로 밝혀진 A씨에게 당장 처벌보다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통상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검거된 피의자는 사건이 경찰서로 이송되면 윤 경위와 김 경사의 손을 떠나기 마련이지만, 이들은 A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윤 경위와 김 경사는 쉬는 날에도 직접 발로 뛰며 지자체와 협력해 A씨가 식료품 지원과 긴급생계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의 도움으로 A씨는 현재 읍사무소가 마련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병원 진료와 함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