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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의사가 수술 집도·정신과 진료..."걸러낼 방법 없어"

홍수현 기자I 2024.09.29 21:57:57

5년간 연평균 의사 6228명 정신질환 진단
조현병·망상장애·마약중독 진단도
자격 취소 2007년부터 단 1건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6,200명 넘는 의사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고, 이들이 시행한 진료·수술 건수는 연간 2,800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병, 망상장애 등 판단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질환을 앓고 있는 의사들도 제재 없이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의사 자격검증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 이미지)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의료인 현황’에 따르면 2019∼2023년 연평균 6천228명의 의사가 정신질환을 진단받았다.

이들은 연평균 2천799만건의 진료와 수술을 했다.

해당 기간 조울증 진단을 받은 의사는 연평균 2천243명이었고, 이들에 의해 연평균 909만5천934건의 진료와 수술이 이뤄졌다.

조현병과 망상장애 진단을 받은 의사는 연평균 54명이었고, 이들은 연평균 15만1천694건의 진료와 수술을 했다.

올해 1~7월 진료과목별 현황을 보면 조현병과 망상장애 진단을 받은 의사들이 845건의 정신과 진료를 하기도 했다.

정신질환이 있으면서 환자를 본 간호사도 적지 않았다.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간호사는 2019∼2023년 연평균 1만74명이었다. 조현병과 조울증 진단을 받은 간호사는 각각 연평균 173명과 4천120명이었다.

마약중독 진단을 받은 의사는 5명, 간호사는 7명이었다.

현행 의료법상 정신질환자 및 마약 중독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의료인이 완치됐는지 여부와 이들이 의료행위를 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자격 검증 시스템은 없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7년 의료법 전부개정 이후 정신질환 등으로 의료인 자격이 취소된 사례는 2017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간호사가 면허자격을 자진 취소 요청한 사례 단 1건뿐이다.

추 의원은 “현행 의료법상 정신질환자와 마약 중독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으나 자격 검증을 위한 구체적인 법적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방치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정신질환 진단 후 완치되었는지 등 자격을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조속히 마련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일에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1~7월 치매 또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의사 40명이 진료 행위 4만9678건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의료인 결격자 관리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신질환이나 마약류 중독 등 결격사유 의심 의료인의 부적절한 의료행위를 방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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