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지하벙커에 숨으러 간다고?" 발끈

박지혜 기자I 2022.03.21 10:07:3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TF 팀장인 윤한홍 의원은 “지하벙커에 숨는다”는 표현에 발끈했다.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윤 당선인 집무실 이전 뒤 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군 최고통수권자가 모두 모여 있는 용산이 유사시 공격받으면 군 지도부가 동시에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유사시에는 지하벙커에서 지휘를 하기 때문에 혹시 느닷없이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대공 방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지하에 지휘소가 잘 갖춰진 상태에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군 통수권자와 군사작전지휘부가 근접한 장소에 있으면 신속하게 의사결정, 소통을 통해서 안보 태세가 더 강화된다는 군사전문가들의 의견, 우리 (TF에) 참여하는 분들이 함께 검토해 본 결과가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진행자는 “지하벙커에 모든 사람이 다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아마 동시타격 (이야기가 나왔을 텐데)”라며 “지휘부는 거기(지하벙커)에 숨으면 된다”라고 정리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숨는다고요?”라고 되물었다. 진행자가 “지하벙커로 다 대피하면 된다는 말씀 아닌가?”라고 묻자, 윤 의원은 “대피가 아니라 거기에서 지휘를 한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표현을 적절하게 해 주면 좋겠다. 비판하려고 일부러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아니다. 청취자 듣기에 좀 쉽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윤 의원은 “지하벙커라는 건 지휘를 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거지, 지도자들이 숨으러 간다는 게 말이 안 된다”라고 날을 세웠다.

결국 진행자는 “알겠다. 정정하겠다”며 “대피가 아니라 지하벙커에서 유사시에 지휘를 하러 들어가는 것”이라고 다시 정리했다.

‘지하벙커로 숨는다’는 표현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을 비판하며 나온 말이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청와대를 떠나겠다고 해놓고 국민과 소통이 더 어려운 국방부 벙커로 숨어드는 모양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윤 당선인이 전날 청와대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지하벙커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4성 장군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하 통로가 있다 등등 그런 것도 사실 보안”이라며 “공공연히 보안 사항이 노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언론에 청와대 경호 방호나 국방부와 합참 등이 노출될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안타깝고 우려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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