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세계 유일 바둑학과 폐지' 가처분 항고심도 기각

최오현 기자I 2024.07.09 09:56:50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재학생 "폐지 막아달라"
법원 "대학자율성 헌법 보장…구조개선 필요"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와 재학생들이 학과 폐지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사진=명지대학교)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40부(부장판사 홍동기 조인 이봉민)는 최근 남치형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와 학과 재학생, 대입 수험생 등 69명이 명지학원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항고를 기각했다.

남 교수 등은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대학의 자율성은 헌법에서 보장된 가치이며 명지학원은 재정 파탄으로 학사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둑학과 진학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폐과로 미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면서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필연적으로 바둑학과 모집정원만큼 다른 학과 모집정원을 줄여야 하고, 이는 다른 수험생들의 이익과 신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유일한 바둑학과인 명지대 바둑학과는 1997년 신설됐지만, 2022년부터 학원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폐과가 논의됐다. 이에 지난 4월 바둑학과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학칙 개정을 공포했고, 대교협은 지난 이런 내용의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승인했다.

남 교수 등은 교수의 신분과 재학생 수업권이 침해받을 수 있는데도 개정안에 보호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며 폐과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1심은 “재학생들은 여전히 바둑학과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고 교원도 직접적인 신분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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