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국면 우등생 '원자재 ETF'의 세계로

이은정 기자I 2022.02.20 16:44:00

긴축 우려·지정학 리스크 속 인플레이션 헤지 부각
과거에도 높은 물가 구간에서 원자재 ETF 수익↑
구리·은·팔라듐 등 다양…산업금속 생산기업도 주목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헤지 수단으로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긴축 우려와 더불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인플레를 부추기고 있다. 원자재는 유가 상승 등 영향에 단기 변동성이 있는 만큼 긴 호흡에선 원자재 생산기업을 담은 ETF가 유리하단 조언도 따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 펀드는 이달 17일 기준 최근 3개월 새 5.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 수익률은 21.58%에 이른다. ‘삼성KODEX콩선물’ ETF가 26.05% 3개월 수익률 1위로 집계됐다.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19.95%),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19.13%) 등 ETF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긴축에 고삐를 죄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부근에서 치솟으며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과거에도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졌던 2004~2006년에도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금 등 원자재 ETF가 높은 성과를 보인 점을 짚었다.

원자재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ETF 수익률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4일 기준 ‘Invesco DB Commodity Index Fund’(DBC)와 ‘iShares S&P GSCI Commodity Trust’(GSG)는 3개월 수익률이 각각 9.00%, 9.91%다. 구리와 은, 팔라듐 등 상품도 다양하게 상장돼 있다. 은에 투자하는 ‘iShares Silver Trust’(SLV), 팔라듐 ‘ETFS Physical Palladium Shares’(PALL) 등이다.

국내에서도 희토류를 비롯해 리튬, 코발트, 티타늄과 같은 전략자원 관련 기업에 포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한화ARIRANG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 ETF’가 올 들어 상장했다. 투자 대상은 희토류·전략자원을 생산(채굴)·정제·재활용하는 글로벌 주요 20개 기업이다.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을 담은 ETF가 장기적인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더 효과적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인플레이션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원자재 투자가 효과적이지만, 유가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국면에선 단기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중장기 친환경·혁신 기술 테마와 맞물려 있는 산업금속 생산기업 ETF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최근 친환경에너지 관련 그린 테마 금속, 혁신기술 관련 금속 생산기업 테마 ETF들이 상장되고 있다. 글로벌 산업금속 생산기업 ETF는 ‘iShares MSCI Global Metals & Mining Producers ETF’(PICK), ‘Global X Copper Miners ETF’(COPX) 등이 대표적이다. PICK은 금·은 채굴 회사를 제외한 전 세계 금속 채굴·생산 기업을 담았다. COPX는 글로벌 구리 광산 기업을 담았다. 희토류 생산기업 ETF는 ‘VanEck Rare Earth/Strategic Metals ETF’(REMX)가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린, 니켈, 알루미늄 등 산업금속은 친환경, 반도체, 2차전지 등 신성장 산업이 확대되며 구조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과 더불어 혁신기술 테마에도 속해 긴 호흡에선 단순 원자재보다 리스크 대비 성과가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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