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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까지 잘랐는데 100g 실격...정수진 "지도자 지시 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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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10.04 19: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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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체 대상 아니라는 말 믿고 식사했다 밝혀
“종료 15분 전” 뒤늦은 통보에 첫 아시안게임 무산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체중 기준을 100g 초과해 실격된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용인대)이 지도자의 잘못된 안내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수진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달 30일 여자 48㎏급 경기에서 실격된 경위를 설명했다. 당시 그는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알리야 무미노바(타지키스탄)와 16강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당일 계체에서 허용 체중인 50.4㎏을 넘겨 출전하지 못했다.

유도 정수진. 사진=대한체육회
유도 정수진. 사진=대한체육회
유도는 경기 전날 공식 계체를 진행하고, 경기 당일 오전 무작위로 선정한 선수들의 체중을 다시 확인한다. 당일에는 체급 기준보다 5% 무거운 체중까지 허용한다. 여자 48㎏급의 상한선은 50.4㎏이다.

정수진은 전날 공식 계체를 통과했고, 경기 당일에도 추첨 전까지 음식 섭취를 조절해 체중을 허용 범위 안으로 맞춰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독과 코치가 추첨 결과를 확인한 뒤 남자 선수 한 명만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알려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수진은 지도자들이 자신에게는 계체 대상이 아니니 식사하고 몸을 회복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죽 약 300g과 바나나 200g, 이온음료 600g을 섭취하고 첫 경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자신도 검사 대상이라는 사실을 전달받은 시점은 계체 종료 15분 전이었다고 했다.

정수진은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속 뛰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체중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100g이 넘었다”며 “그렇게 간절히 준비했던 인생의 첫 아시안게임을 계체 탈락으로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추첨 결과를 스스로 확인하지 않은 책임은 인정했다. 정수진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제 책임도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선수가 지도자의 말씀을 따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언급했다.

실격 이후 지도자들의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자들이 귀국 후 책임지겠다는 말을 남기고 다른 선수들을 지도하는 동안 자신에게 비난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또 귀국일인 4일 아침에는 감독이 “이대로 마무리가 돼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정수진은 2024년과 2025년 주니어 아시아선수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땄다. 첫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에 도전했지만,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다음은 정수진 SNS 게시글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입니다. 이번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계체 탈락에 관하여 무분별한 비판과 비난에 대해 정확한 사실과 입장을 말씀 드리고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공식 계체를 힘들게 통과했고, 아침계체 기준인 50.4kg도 시합 당일아침까지 음식 조절을 하며 추첨시간 전까지 다 맞춰놓았습니다.

시합 당일 아침 계체 추첨 결과가 나왔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확인하신 후 같은 팀 남자 선수 한명만 걸렸다며 저는 계체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해 주셨습니다. 혹시나 해서 재차 확인을 위해 한번 더 여쭤봤으나 계체에 걸리지 않았다고, 체중을 많이 감량하였으니 얼른 천천히 밥 먹고 회복을 시키라는 말씀에 저는 그 말씀을 믿고 첫 경기를 준비하였습니다.

오픈 경기였고 아침부터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을 풀었기 때문에 첫 경기를 위해서는 빠른 회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략 죽300g, 바나나200g, 이온음료600g 정도를 섭취하고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계체 종료 15분 전에 제가 계체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속 뛰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체중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 했으나 15분이 지났고 100g 오바로 맞추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간절히 준비하였던 인생의 첫 아시안 게임을 계체 탈락으로 마무리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시합을 뛰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거 처럼 선수가 지도자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시합 전까지 계속 몸을 풀면서 첫 경기를 준비하고자 했던 제 행동이 결과적으로 100g을 넘겨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어 너무 속상하고 아쉽습니다.

제가 가서 확인하지 못 한 제 잘못에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켜봐 주셨던 모든 분들께도 죄송하게만 느껴집니다. 이 일이 일어난 이후 지도자 선생님께서는 미안하다며 저한테 할 말이 없으시다며 한국 돌아가면 본인들이 책임 지겠다라는 말만 남기신 채 남은 선수들을 지도하기 바쁘셨고, 저 또한 저로 인해 남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여 힘들게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한유도회측에서는 이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고 그저 개인 부주의로 아침 계체를 탈락한 것이라는 식으로 기자분들께 말씀을 전하였는지 그로 인해서 저에 대한 비난과 무수히 많은 억측들이 끊이질 않아 제대로 된 사실을 전달하고자 하여 글을 쓰게 됐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오늘 아침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이대로 마무리가 되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고 말하셨습니다. 제 잘못이 없다는걸 전하려는게 아닙니다. 적어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전달 되었으면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유도를 사랑하며 살았고 지금까지 흘린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며 노력했던 시간과 준비해 온 과정, 그리고 마지막 15분 동안 울면서 토하고, 잘려 나간 머리카락과 무릎을 꿇고 3분만 시간을 달라며빌었던 제 모습까지. 그 모든 순간을 돌아보니, 그토록 간절했던 제가 한없이 비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그동안의 과정과 제 입장을 직접 남기고자 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면 저는 더 이상 선수 생활을 못할 수도 있단 것을 인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국가망신 계체 탈락 선수로 낙인 찍히며 눈치보고 온전치 않은 정신 상태로 운동을 계속 이어가는 것 보단 제 입장을 확실히 밝히며 억울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해명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국가대표로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점,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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