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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처럼 물 먹은 한반도…습한 열기에 잠 못드는 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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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인 기자I 2026.07.28 05: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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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절반 이상 '열대야'…지난 5년간 매년 반복
올해 벌써 열대야일수 '역대 최고' 경신…해수면 온도↑ 등 원인
'습한 열기'가 밤더위 키울 시 "체온 조절 막혀"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장마철에도 밤마다 가마솥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비가 오면 폭염에 따른 땅의 열기를 식혀주지만 올해는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는 밤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됐을 뿐만 아니라 높은 습도가 밤사이 기온이 내려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며 매우 무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 13일 서울시내의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며 매우 무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 13일 서울시내의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장마철 절반 이상 ‘열대야’…지난 5년간 매년 반복

27일 이데일리가 기상개방자료포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장마 기간(6월30일~7월26일, 잠정치) 전국에서 최소 한 지점 이상 열대야가 발생한 날은 총 21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기간의 80.8%로 닷새 중 나흘꼴로 열대야가 발생한 셈이다.

이는 올해만의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다. 본지가 최근 30년(1996~2025년)간 장마기간 중 전국 열대야 발생일수를 분석한 결과 1996~2005년)에는 장마 기간 중 전국 한 지점 이상에서 열대야가 나타난 날의 평균 비율은 24.0%에서 2016~2025년은 50.3%로 약 2.1배 높아졌다.

특히 이같은 양상은 최근 5년 사이 두드러졌다. 연도별 비율은 △2021년 64.7% △2022년 57.1% △2023년 62.5% △2024년 61.5% △2025년 56.4%였다. 올해도 이들 기록을 가뿐하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그래픽= 김일환 기자)
올해 벌써 열대야일수 ‘역대 최고’ 경신…해수면 온도↑ 등 원인

장마철에도 밤더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올해 열대야일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는 7.1일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가장 많았다.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1994년에도 6.5일이었다. 지난해는 4.8일로 역대 3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습한 열기’를 주원인으로 꼽는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기상청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장)는 “지난달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가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며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층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가 오면 땅이 젖어 주변을 열을 빼앗았겠지만 습도가 높아지면서 ‘증발 냉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뒤 높아진 습도와 강한 햇볕 때문에 체감온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도시의 열섬 현상도 열대야 발생을 부추기고 있다. 이상돈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열도 열대야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나아가 엘니뇨 등 근본적인 지표가 계속 악화하는 추세라 ‘장마철 열대야’는 앞으로도 심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그래픽= 김일환 기자)
‘습한 열기’가 밤더위 키울 시 “체온 조절 막혀”

‘습한 폭염’으로 인한 건강 악화 우려도 큰 상황이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올여름 비와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면서 “비가 그쳐 기온이 내려가도 습도가 오르면 땀 증발에 의한 체온 조절이 막혀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습도가 높으면 선풍기의 냉각 효과가 떨어져 에어컨 사용여부가 건강 격차가 될 수 있다”며 “쪽방·고시원 등은 구조상 에어컨 설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에너지바우처의 하절기 지원액도 냉방비 부담에 비해 낮은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이미선 기상청장은 “폭염과 열대야 발생 빈도가 늘고, 시작은 앞당겨진 반면 종료일은 늦어지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여름철 더위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올해부터 밤사이 무더위를 미리 알리는 ‘열대야주의보’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체감온도 상승과 열대야의 지속은 고령층 등의 중증 환자 발생과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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