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커지고 길어진 산불…온난화로 '조심 기간' 무색

장영락 기자I 2025.03.25 08:27:30

기후변화 따라 산불 기상지수 장기화·상시화 추세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봄철 산불이 전국에서 발생해 소방청 국가소방동원령 3호가 발령된 가운데 기후 변화로 산불 조심 기간 전후에도 산불이 빈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오후 경북 의성군 의성읍 업리 동사곡지(저수지) 뒤편 야산. 뉴스1
25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림보호법상 봄철 산불 조심 기간(2월 1일~5월 15일)과 가을철(11월 1일~12월 15일) 외에도 산불이 발생하는 일이 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산불 조심 기간의 재설정에 관한 연구’를 보면 과거 60년 동안 산불 기상지수(FWI)는 장기화·상시화 추세를 보인다. 기온이 오르고 식물 수분이 떨어지는 동시에 인간의 연료 사용량에 변화가 있어 산불 위험이 계절과 무관하게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30년 동안 산불 발생 기록을 분석하면 산불 조심 기간이 종료된 이후인 5월 15일~6월 30일 사이 산불 발생 건수는 과거 평균보다 1.59배 많아졌다. 가을철 종료 이후인 12월 15일~1월 31일 산불도 1.3~1.57배 많이 발생했다.

이같은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은 지구 온난화가 꼽힌다. 지표면 온도가 1.5~2도 상승하면 산불 기상지수는 최최대 13.5%까지 높아진다.

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가 산불 발생 조건인 고온·건조 환경을 더욱 빈번하게 만든다. 산불 조심 기간의 재설정과 전국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발생하는 산불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2010~2020년)동안 산불 피해 건수와 면적이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피해 면적 100ha 이상 ‘대형산불’은 과거처럼 4월 강원도에 집중되지 않고 경북과 경남, 충남, 전남 등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3일 오후 산청군 단성면 일대서 진화작업 벌이는 헬기. 뉴스1
한편 산림 당국은 25일 날이 밝자 바로 헬기를 대거 투입해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는 산불 지역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발생 닷새째로 접어든 경남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진화율 88%를 보이고 있다. 당국은 이날 일출과 동시에 헬기 32대, 인력 1415명, 장비 215대를 투입해 산청·하동 산불의 주불 진화를 목표로 진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날 오후 60%였던 경북 의성 산불 진화율은 밤샘 진화에도 불구하고 강풍 등의 영향으로 55%로 다시 낮아졌다. 이 불은 현재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까지 번졌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83%였던 울산 울주 산불의 진화율은 98%까지 높아졌다. 당국은 이날 헬기 14대와 진화 인력 2414명, 진화 차량 74대를 배치해 울주 산불의 주불 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