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원인은 보조배터리?…이유는

김인경 기자I 2025.01.29 16:42:40

'타닥타닥' 소리 후 기내 선반서 발화했다는 증언 이어져
국내외서도 보조배터리 원인 항공기 화재
"기내 휴대, 손으로 들고 관리…오버헤드빈 두는 것 아냐"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원인이 승객 소유의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의 발화일 것이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충격에 약한 보조배터리 특성상 발화 가능성이 있다면서 화재 시 신속한 진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부산소방재난본부, 에어부산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BX391편 여객기 기내 뒤쪽에서 발생했다.

화재를 최초 목격한 승무원은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를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승객들도 ‘타닥타닥’ 소리와 함께 뒤쪽 선반에서 연기가 시작됐고 승무원들이 진화를 시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에는 연기가 차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불은 항공유가 저장된 날개 부분으로 확대하면서 더욱 크게 확산할 뻔했다.

여객기 화재가 선반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선반 속에서 화재를 일으킨 물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탑승했던 승무원들과 승객들 일부는 기내로 반입돼 오버헤드빈(기내 수화물 보관함)에 보관된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에서 발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배터리가 싣는 과정에서 충격이나 압력을 받아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의 배터리는 주로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해 압력이나 충격에 의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카메라나 휴대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용량이 160와트시(Wh) 이상일 경우 기내 반입이나 위탁 수하물 운송이 불가하다. 160Wh 미만일 경우에도 보조배터리는 기내 반입만 가능하다.

실제 항공기에 반입된 보조배터리에 따른 사고는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지난해 4월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8913편에서 오버헤드빈에 있던 보조 배터리에서 연기가 나는 화재가 발생했다. 승무원들이 연기를 바로 꺼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고, 승객 273명을 태운 항공기는 예정대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해외에서도 지난해 1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이었던 싱가포르행 스쿠트항공 여객기에서 승객의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배터리가 터지면서 발생한 불은 좌석에 옮겨붙었고, 비행기 이륙은 지연됐다. 또 지난해 2월에는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중국 상하이로 가는 로얄 에어 필리핀 RW602 항공편에서 승객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나 해당 항공기가 홍콩으로 긴급 회항하기도 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교수는 “보조배터리나 휴대전화 등에 탑재된 배터리는 용량이 작아도 불을 일으키기엔 충분하다”며 “배터리를 기내에서 별도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만약 수화물 문제라면 보조배터리 취급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사실 기내 휴대의 의미는 그 물건을 손으로 들고 관리하는 상태에서 타라는 뜻이다. 오버 헤드빈에 넣는 것은 기내휴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총 17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여객기 기내 뒤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탑승자들은 무사히 탈출했으나, 이 과정에서 승객 7명이 경상을 입었다. 화재는 발생 1시간 16분 만인 오후 11시 31분 완전히 진압됐다.
28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저동 김해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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