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올해 집중호우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했다.
휴가를 맞아 바티칸에서 귀국한 유흥식 추기경은 22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라자로 유흥식’(바오로딸) 한국어판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오송 참사와 같은 희생을 최대한 막기 위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사명을 성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한국 사회에서 이런 희생이 더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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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라자로 유흥식’은 한국인 성직자 중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이 된 유 추기경의 개인사를 비롯해 천주교 성직자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담았다. 유 추기경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원하는 이탈리아와 다른 나라 신자들을 위해 책을 내게 됐다고 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례받은 사람은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며 “성직자부 장관에 동양 시골 출신의 주교가 왔다는 사실은 가톨릭교회가 더 이상 유럽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상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가톨릭 최대의 청년 축제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의 한국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1985년 창설한 세계청년대회는 3년마다 열린다. 세계 가톨릭 청년이 모여 신앙을 성찰하고, 사회 문제를 토의하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는 8월 1일부터 6일까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한다. 유 추기경은 “세계청년대회는 유럽과 대륙을 오가며 열리는데 그간 폴란드와 브라질, 스페인 등에서 개최됐다”며 “다음 번 장소는 정황상 한국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교황과 직접 소통하는 인물로 꼽히는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재차 밝혔다. 그는 “교황께선 북한이 초청하면 거절하지 않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나는 북한을 가고 싶으니 초청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며 교황의 방북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가 남북 정전 70주년인만큼 교황청 차원에서도 교황 방북 성사에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의 뚜렷한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께서 남북이 같은 민족인데 70년 동안 왕래도 없이 서로 모르고 지내는 이러한 고통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하셨다”며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이 고통을 끝내주고 싶다는 게 교황의 뜻”이라고 했다.
유 추기경은 오는 27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한국 전쟁 정전 협정 70년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서 교황의 메시지를 낭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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