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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에너지부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에서 송유관이 공격을 받아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예방 조치로 송유관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전날인 10일 발생했으며, 위성사진에는 송유관 인근 펌프장에서 화재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방송도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송유관과 펌프장이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공격받은 시설은 아라비아반도를 동서로 가로질러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이어지는 1201㎞ 길이의 ‘동서 파이프라인’이다. 사우디는 이 송유관을 통해 하루 최대 5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우회 수송해왔다. 이 송유관은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이후 사우디의 유일한 대체 수송로 역할을 해왔다.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은 이 파이프라인을 사우디 경제의 ‘생명줄’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공격 주체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라크 영토에서 출격한 드론이 송유관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총리는 이번 공격을 강력 규탄하며 배후를 규명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사를 지시했고, 사우디 측에 대응 자제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우디는 이라크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단 군사적 보복 조치를 보류하기로 했다. 다만 앞서 유사한 드론 공격이 있었을 당시 미국과 사우디가 실제 배후를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로 지목하고 합동 보복 공습을 단행한 전례가 있어, 이번 공격의 배후 역시 비슷한 세력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공격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모카항 등 주요 거점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로 이어지는 육상 우회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사우디는 사실상 두 바닷길에 이어 육상 수송로까지 연쇄적으로 타격받는 상황에 놓였다. CNN은 이번 공격으로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의 원유 생산과 수출 능력에 대한 위협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 당국은 긴급 대응팀과 기술팀을 현장에 투입해 파이프라인의 안전을 확보하고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에너지부는 “추가 상황은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제유가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대체 통로 역할을 해온 우회 수송망마저 흔들리면서, 중동발 원유 공급 리스크가 한층 확대되는 모양새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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