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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중국군은 베이징 서부에 대규모 단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미국 정보당국은 이곳이 군사 지휘센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 정보기관이 조사중인 위성사진에는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지역에서 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공사는 지난해 중반에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정보 분석가들은 ‘베이징 군사 도시’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건설 현장에선 약 1500에이커(약 6㎢) 규모의 깊은 구멍이 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군사 전문가들은 이 곳에 핵전쟁 등이 발발했을 때 중국군 지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견고한 방공호(벙커)가 들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미 국방부와 비교하면 10배에 달하는 규모로, 완공시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 지휘센터가 될 전망이다.
미 국가지리정보국 영상 분석가 출신으로 현재 지리공간 분석 서비스그룹인 올소스 아날리시스의 분석·운영 부사장을 맡고 있는 레니 바비아르즈는 해당 지역의 영상을 분석한 뒤 “5㎢ 면적에 걸쳐 지하 인프라를 개발하는 데 최소 100대의 크레인이 작업 중이었다”며 “지하 통로로 연결된 다양한 지하 시설이 건설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더 완벽하게 평가하려면 추가 데이터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중국 연구원은 “견고한 철근 콘크리트와 깊은 지하 터널을 포함해 민감한 군사 시설의 모든 특징을 갖추고 있다. 펜타곤(미 국방부)의 10배 규모로 미국을 앞지르겠다는 시 주석의 야망과 부합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 요새는 단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존재한다. 중국의 점점 더 정교해지고 유능해지는 군대를 위한 최후의 벙커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건설 장소가 지하 벙커에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대만 싱크탱크인 전략 및 워게임 연구 위원회의 쉬옌치 연구원은 “육지 면적이 일반적인 군사 캠프와 군사 학교보다 훨씬 넓어서 행정기관이나 대규모 훈련기지의 부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장에 군대는 배치되지 않았으나 출입이 통제됐으며, 드론을 날리거나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 표지판이 세워졌다. 건설 현장을 지키는 경비원이나 공사 감독관 등은 프로젝트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인민군이 2027년 창군 10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무기 및 프로젝트 개발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부연했다.
미 정부당국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때까지 대만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도록 인민군에 명령했다. 이에 중국 인민군은 군사 지휘센터 신설 외에도 핵무기 무기고를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군사 부문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인민군의 각 분야가 통합되지 않는 것이 미군과 비교해 가장 큰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 책임자인 데니스 와일더는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인 시 주석을 포함한 군 지도부를 위한 새로운 첨단 군사 지휘센터 및 벙커가 확인된다면, 이는 베이징이 세계적 수준의 재래식 군대뿐만 아니라 첨단 핵전투 능력도 구축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중국은 평화적 발전의 길과 방어적 성격의 방위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이달 초에도 활발한 건설 활동이 확인됐는데, 이는 부동산 위기로 중국 내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