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9시 51분께 광주 동구 무등산 증심사 식당 건물(공양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조 건물인 공양간에서 시작된 불은 인근 생활관(행원당)으로 빠르게 옮겨 갔다. 불이 난 것을 발견한 관계자 등이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확산 속도가 빨라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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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험한 산중 사찰인만큼 진화 작업도 까다로웠다. 소방차가 소방 용수를 확보하기도 어려워, 인근에 있는 개울과 원거리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와야 했다.
산림청 진화 헬기와 굴삭기 등을 동원하며 진압에 나선 소방 당국은 2시간 53분 만인 낮 12시 44분께 추가 확산 없이 큰 불길을 잡았다.
증심사는 국가 보물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 광주시 유형문화유산인 삼층석탑·오백전·석조보살입상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전수된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이다. 화재로 인한 훼손을 막기 위해 소방 당국은 일찌감치 대웅전 등에 방화선을 구축하고 화재 확산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빗물받이에서 물이 새 우수관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었다는 신고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직 화재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또 다른 화재 원인이 있는지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