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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는 8일 소니그룹, 미쓰비시전기, 로옴, 도시바, 키옥시아,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라피다스, 후지전기 등 일본의 주요 반도체 메이커 8개사가 결정한 2021년부터 2029년도까지의 설비투자 계획을 정리했다.
소니그룹은 2021년~2026년까지 약 1조 6000억엔을 반도체 이미지 센서 증산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마트폰 카메라 등의 수요가 견조한데다가 자율주행이나 공장·점포 자동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본 탓이다. 나가사키 공장을 2023년 증설하고 구마모토현에는 신공장을 설립한다.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나 EV 확대로 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전력반도체에 대한 설비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도시바와 로움은 약 3800억엔을 투자한다. 도시바는 이시카와현의 공장에서 실리콘 전력반도체를, 로움은 미야자키현 공장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 차세대 전력 반도체로 꼽히는 염화규소(SiC) 전력반도체를 증산한다.
미쓰비시전기는 2026년까지 SiC전력반도체 생산능력을 2022년 대비 5배로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마모토공장을 증설할 예정으로 우루마 케이 사장은 “세계 최대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와 싸울 체제를 갖추겠다”라고 말했다.
AI 등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는 라피더스가 2나노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홋카이도 치토세시에서 시제품 라인을 2025년 4월에 가동한다는 목표다.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2조엔 정도의 투자가 필요해 경제산업성이 9200억엔을 지원한다. 라피더스는 2027년에는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설비투자액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기업 뿐 아니라 TSMC 등 해외 기업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2030년까지 일본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매출 규모를 2020년의 3배인 15조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영국 조사회사인 옴디에 따르면 일본에 본사를 가진 반도체 메이커의 2023년 매출 비율은 8.68%로 2022년 대비 0.03%포인트 늘었다. 증가폭은 작지만 7년 만의 상승세 전환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 세계 반도체 점유율 50%를 자랑하던 일본은 한국과 대만의 추격에 밀려 2017년부터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미나미카와 아키라 시니어컨설팅 디렉터는 “과거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어져 2024년 이후에도 일본기업의 반도체 생산비율은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이 같은 국내 대기업들의 생산투자 확대가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봤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500개가 넘고 소재나 제조장비 등 설비투자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반도체 투자 확대 등의 기대감에 외국자금이 대거 투입되면서 2% 넘게 올랐다. 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799.74포인트(1.96%) 오른 41,580.17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일 기록한 40,913을 뛰어넘으며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