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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에서 직장을 그만두는 노동자들이 21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기업들의 구인공고가 여전히 실업자 수보다도 많아 더 나은 근무환경을 찾아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그만두는 이들이 늘면서다
미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 수는 427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직원 3% 가량이 일자리를 그만둔 것으로, 지난 4월 400만명 가까이 퇴직한 데 이어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자는 사상 최대치인 1090만명에서 1040만명으로 줄었다.
미국 기업들은 1000만명 넘게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노동자들이 더 좋은 근무환경을 찾느라 구직에 목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NBC는 평가했다. 8월 말 미 전역에는 구인공고 1040만개가 떴는데, 7월 최고기록인 1110만개에서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이 근무하고 싶은 더 나은 직장을 찾아 자발적으로 퇴직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보다 구인공고가 더 많은 현 상황에 대해 구직 사이트 인디드 소속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실업률은 노동시장에서 근로자들이 가지고 있는 선택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로 인한 불안감은 자발적 퇴사를 부추기고 있다. 집리크루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퇴사자 20%는 “코로나19 때문에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객과 대면 접촉하는 일을 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자발적 퇴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대면 서비스 업종에서 퇴직자가 많았다. 요식 및 숙박업에서 89만2000명이 퇴직해 가장 많았고 소매업과 의료복지업에서 각각 72만1000명, 53만4000명이 직장을 그만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