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이라고 형편이 다 좋은 건 아닌데…임대료 안 내리면 `나쁜 임대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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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이 확 줄어든 임차인들을 위해 건물주가 임대료를 낮춰주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점점 퍼지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19 종합대책을 통해 착한 임대인을 지원하겠다고 거들고 있다.
그러나 이 운동에서 소외된 임차인들이 여전히 많은데다 반대로 임차인들의 임대료 인하 요구에 부담을 느끼는 영세 임대업자들도 나오고 있다. 영세한 임차·임대인들을 위해서라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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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분의 1토막” “월세 내려고 대출받아”
착한 임대료 운동은 지난달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20% 깎아준 데서 시작했다. 홍석천씨 등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고통을 분담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반 건물주들도 하나둘 호응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소상공인연합회가 자영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자영업자 98%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액이 줄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분위기에서 소외된 임차인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다. 경기 고양시에서 20여년째 의류장사를 하는 김모(56)씨는 “매출이 거의 10분의 1토막 났지만 임대인에게 먼저 (임대료 인하) 말을 꺼냈다가 얼굴 붉힐까봐 관뒀다”며 “도저히 월세를 감당할 수가 없어 결국 대출받은 돈으로 임대료를 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 어려운 게 하루 이틀이냐`는 소리도 이들에겐 상처다. 김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겨우겨우 유지가 됐었는데 2월이 되면서부터는 아예 로데오거리로 나오는 사람이 없어 죽을 맛”이라며 “다음 달에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임대인과 불편해질 것을 감수하더라도 얘기는 꺼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반면 일부 영세 임대업자들은 이 운동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인근에서 4층짜리 건물 임대 사업을 하는 임모씨는 “안 그래도 대출 이자 때문에 살림이 빠듯한데 임차인 중 하나가 임대료를 깎아달라고 해 당혹스러웠다”면서 “연예인들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이들이라 어렵지 않게 인하를 결정했을지 모르지만 점점 동참하지 않으면 나쁜 임대인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듯해 부담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에 저리로 돈 빌려주지만…“어차피 빚”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장 생계에 타격을 입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의 호의를 통해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유인책은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지만 결국 영세 임차·임대인 모두 사실상 대책에서 소외돼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코로나19 종합대책을 종합해 보면 감염병 파급효과를 줄이는 데 쓰겠다고 밝힌 20조원 중 10조2000억원이 긴급 대출 등 금융 지원이다. 지난 4일 의결한 추가경정예산안 11조7000억원 중 1조7000억원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도록 융자 규모를 늘리는 데 쓰인다.
하지만 금융 지원책만으로는 이들의 생계 곤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초저금리라도 대출은 결국은 빚이기 때문이다.
확진자의 대부분이 몰려있는 대구에서 시간제 강사로 일하는 A씨는 “요새 아예 강의가 끊겼다”라며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활비 대출을 받으려 기관을 찾아 면담을 신청했는데 하도 사람들이 많다보니 한 달 뒤로 약속을 잡아주더라”라고 했다. A씨는 또 “대출 승인받는데도 시간이 더 걸릴텐데 그동안 쓸 집세와 생활비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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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소득 끊긴 이들 기본소득 필요할까
취약계층 지원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최저 생계비를 보장,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식이다. 실제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들에게 50만원씩의 재난국민소득을 지급하자`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기도 했다.
`온 국민에게 조건 없이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하는 신생 정당인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대표는 “생계에 타격을 입는 저소득층은 현 정부 대책으로 혜택을 볼 수가 없다”며 “세금 감면 위주 정책은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효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기본소득 제공은 방역대책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최소 생계비가 보장되면 재택근무 환경이 안 되는 일용직 근로자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여유가 있는 계층에게까지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용 대표는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 지급한다면 저축이 불가능하기에 결국 지역사회에서 소비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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