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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이날 영국의 EU 탈퇴 조건을 우선 합의한 뒤 미래관계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는 탈퇴 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미래관계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영국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영국이 무역협상을 서두르는 이유는 영국 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EU 측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현실을 직시하고, EU 측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도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EU의 단결된 힘을 과시하는 한편,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영국 국민들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남은 27개국은 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이를 위해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래관계 협상 전에 양측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꼽았다. EU 측은 북아일랜드 주민들이 아일랜드와 합치는 투표를 할 경우 북아일랜드는 EU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영국과는 상반된다.
아울러 영국에 거주하는 300만명의 EU 회원국 국민들에 대한 권리 보장과 소위 ‘이혼 합의금’에 대한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EU는 브렉시트 전에 영국에 정착한 EU 회원국 국민들에게 전과 같은 동일한 권리를 보장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이혼 합의금의 경우 EU 측은 연금 납입금과 장기 지역 개발 프로젝트 분담금 등을 포함해 600억유로를 영국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협상을 통해 이를 축소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는 400억유로에 달하는 유럽투자은행(EIB)의 지분 1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이혼 합의금과 상쇄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들 문제가 해결돼야만 무역협상 등 미래관계 협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영국과 EU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해 올해 안에 협상을 끝내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영국이 27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탈퇴 조건 합의가 지연되면 미래관계 협상 역시 2019년 3월까지 완료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협상 완료 여부와 관계없이 영국은 EU를 떠나야 한다.
브렉시트 협상은 6월 8일 영국 총선이 끝난 직후 시작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매끄럽게 추진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통해 의회를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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