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기자] 대구에 위치한 금강밸브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소위 '잘나가던' 중소기업이었다.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장비에 들어가는 볼밸브(파이프라인에서 개폐작용을 하는 밸브)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엑슨모빌, 텍사코, 세브론, 가즈프롬, 아람코 등 글로벌 석유개발업체에 납품해왔다.
2004년에 수출 1000만달러를 넘어선 이래 2006년에는 2000만달러를 돌파하며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작년에는 수출이 3000만달러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했다.
수출로 날개를 달았던 금강밸브의 좋은 날은 이젠 과거가 됐다. 지난달 16일 금강밸브는 돌연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현재는 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은행 워크아웃 상태다.
문제는 역시 키코 때문이었다.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환율 헤지를 위해 키코에 가입했다가 환율 급등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져버렸다.
고시공부를 하다 1980년 대구 3공단에서 철공소를 시작으로 밸브와 인연을 맺은 금강밸브의 창업자 최경식 대표는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억울함과 분함이 너무 컸을까. 최 대표는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한 경제지에 광고를 내고 정책 당국의 결단을 호소했다.
최 대표는 "투전 판을 개설하고 선진금융 게임을 수입하여 처음부터 승률도 없는 룰을 만들어 놓고 소액으로 유혹한 후에 마구잡이 식으로 판돈을 키워 나가고 급기야는 모든 수출업자들을 몰어넣는 이 판이 아직도 정상적인 것으로 보이느냐"고 따졌다.
특히 최 대표는 과도하게 키코를 가입한 오버헤지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 아니냐는 주장과 관련해 책임이 오히려 은행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표는 "외환약정서에 여신처리 규정이 삽입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키코 계약은 여신약정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며 "여신이라면 승인을 지점장이나 본점 영업부서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계약이 발생했다면 책임을 은행에서 져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도 은행들은 승인금액이나 한도금액을 은행 내규라는 구실로 은폐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승인금액 범위를 조사하고, 과도한 승인금액이나 승인금액을 초과한 계약분은 무효화시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