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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CNBC,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이칸엔터프라이즈(IEP)는 이날 공시를 통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으로부터 자산가치, 기업지배구조, 배당 등 광범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뉴욕 남부지검이 IEP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은 지난 3일이다. 월가 공매도 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IEP가 자산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고서를 공개한 바로 다음날로, 검찰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에 나선 것이다.
IEP는 공시에서 “검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강력한 규정 준수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며 “회사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은 자사와 아이칸에 대해 어떠한 주장도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IEP의 주가는 급락했다. 힌덴버그가 의혹을 제기한 이후 이미 40% 가까이 폭락한데 이어, 이날은 전거래일 대비 15.14% 폭락한 주당 3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20% 이상 밀리며 30.12달러까지 내렸다. 이에 아이칸의 개인 자산도 100억달러 가량 증발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아이칸의 자산은 4월 말 250억달러에서 이날 144억달러로 줄었다.
앞서 힌덴버그는 지난 2일 IEP 관련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며 공매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IEP의 자산 밸류에이션에 특히 주목하며, 미 증시에 상장된 다른 어떤 지주회사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은 자산가치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힌덴버그는 “지속적인 손실에 직면하고도 지나치게 레버리지(차입)가 높다. 이는 좋게 끝나는 적이 거의 없는 조합”이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힌덴버그는 또 IEP 부채에 아이칸의 개인 부채가 포함돼 있으며, 아이칸이 새 투자자에게 받은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주는 등 사실상 ‘폰지 사기’ 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NYT는 아이칸이 IEP의 지분 약 84%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을 은행 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IEP는 성명을 통해 힌덴버그의 보고서 내용을 반박했다. IEP는 “사실을 호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보고서”라며 “기업 이미지를 왜곡하기 위해 ‘가짜 뉴스’ 작전을 펼치고 명성을 훼손한 뒤 개인투자자들이 번 돈을 뜯어내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많은 희생자들과 달리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반격을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처럼 IEP가 힌덴버그의 표적이 된 것은 행동주의 투자자로 악명이 높은 아이칸이 똑같은 방식으로 공매도 업체의 문제 제기에 직면한 것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IEP는 이날 1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2억 70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했는데, 이는 작년 1분기 3억 23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전환한 것이다. 특히 1분기 공매도 베팅에 따른 손실이 4억 43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