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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기자 참관 거부했지만…北, 풍계리 핵실험장 예정대로 폐기할 듯

김관용 기자I 2018.05.20 16:13:48

외신 위한 철도 보수, 전망대 설치
南 언론사 취재진 명단 접수는 아직
국내 취재진, 방북 준비 위해 21일 출국 예정
38노스 "北 핵실험장 폐기 관측용 전망대 설치 중"

북한이 지난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있는 모습. 당시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이를 전 세계에 공개했지만, 1년여 만인 2009년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남측 기자단의 명단 접수를 거부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위한 준비는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중으로 예정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원산과 길주를 잇는 철로를 보수하고 열차 시험운행을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할 외국 기자단 수송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원산에서 길주까지는 270여km의 철도가 있지만 노후화로 인해 열차 속도는 최대 시속 40여k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가 최대로 달려도 원산에서 길주까지 7시간은 넘을 것이라는게 정부 당국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국제기자단을 위해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특별전용열차를 편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한국을 제외한 타국 언론사들에게는 입북 절차 등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BC와 CNN, AP 등에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하려면 22일 오전 11시까지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집결하라는 내용을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은 남측 방북 기자단에 대해선 명단 접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언론은 북측의 명단 접수 여부와 무관하게 국제기자단의 일원으로 21일 오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해 방북 취재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취재진들은 원자력병원에서 사전 검사를 받았다.

국제취재단은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사증을 발급받아 항공편을 통해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한다. 북한은 앞서 원산에 외국 기자단을 위한 프레스센터와 숙소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행사 당일 기자단은 특별전용열차를 통해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이동한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 종료 후 원산으로 돌아와 취재 내용을 송출할 예정이다.

38노스가 촬영한 지난 15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 북한이 갱도 폭발 장면을 관측할 수 있도록 4단짜리 전망대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진=뉴스1]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로 추정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8노스는 핵실험장 주변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4줄에 걸쳐 목재 더미가 쌓여있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면서 이는 취재기자들이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폭파 장면을 안전하게 지켜볼 수 있는 전망대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중대한 조치’라며 그 의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이날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것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의 정신에 따라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 공화국이 주동적으로 취하고 있는 대단히 의의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도 전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정신병자들의 넋두리’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북한이 23∼25일 사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천명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적극적인 지지 환영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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