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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는 해외 기초펀드 운용사가 설정한 기초펀드 2곳에 투자하되 투자 비중을 달리한 재간접펀드 2개를 설정해 운용했다. 기초펀드 하나는 북미·유럽·호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단기 선순위 담보대출을 해주는 펀드이고, 다른 하나는 일시적으로 재무 환경이 어려워진 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다. 증권사는 위탁판매계약에 따라 이 재간접펀드들을 투자자 71명에게 팔았다.
문제는 2020년 1월 기초펀드 운용사 직원이 기초펀드 한 곳의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나섰고 해당 기초펀드는 그해 2월 환매가 중지됐다.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들에게 재간접펀드의 만기 투자금 지급이 미뤄질 것이라고 통보했다.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투자자들에게 증권사가 먼저 투자원금의 80%를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증권사는 그 대가로 투자자들의 수익증권과 손해배상 청구권을 넘겨받았고, 이를 근거로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증권사는 자산운용사가 2019년 5월 30일경 기초펀드 운용사에서 받은 실사 문답서를 지적했다. 회계부정 의혹이 제기된 기초펀드가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 반복해 한정의견을 받았으나 자산운용사가 이를 알고도 감사의견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고 투자자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1심은 2023년 11월 증권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자산운용사가 기초펀드 운용에 개입해 회계보고서를 검토할 의무까지 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품설명서에 원금 비보장과 높은 위험등급, 기초펀드의 수익구조와 부실 위험이 상세히 적혀 있다는 이유로 “투자권유 단계에서 이 사건 각 펀드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에 대한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2심도 2024년 9월 자산운용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기초펀드가 2010년경부터 꾸준히 수익을 내며 정상적으로 상환해 약 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가 된 점 등을 고려하면 기초펀드 운용사 자료의 진위를 의심할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필수적인 자료라거나 가장 중요한 자료로서 이를 확인하지 않는 것이 곧바로 조사 의무를 해태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한정의견을 받았다는 사실이 곧바로 해당 회사가 부실 상태에 있다거나 투자 대상으로 부적합함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적어도 해당 회사의 회계투명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자산운용사가 투자자 보호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다.
특히 기초펀드의 수익구조상 대출뿐 아니라 투자자문서비스로 얻는 IB 수익이 중요했고, 자산운용사도 상품설명서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SEC가 소장에서 주장한 것처럼 2017년 재무제표 중 IB 수익에 관해 한정의견이 표명됐다면 이는 수익구조와 규모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하는 사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모펀드 운용사는 투자신탁에 관한 정보를 1차로 생산하고 유통시킬 지위에 있어, 투자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하도록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주의의무를 진다는 법리도 거듭 확인했다.
다만 자산운용사가 기초펀드 자산의 약 40%가 채무불이행 상태이거나 소송 중임을 알면서도 추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투자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위법이 아니라는 판단이 유지됐다. 구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에도 법리 오해가 없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