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지난 7일 2만4231.3에 마감해 작년말보다 20.8% 상승했다. 이달 6일에는 전일대비 3.3% 오르는 등 2022년 2월 이후 약 3년만에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항셍지수 상승세는 항셍 기술지수가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항셍 기술지수는 작년말부터 현재까지 무려 35.1%나 급등하며 약 4년만에 고점을 경신했다.
홍콩 증시의 상승세는 중국 주요 기술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는 7일 현재 140홍콩달러로 전년말(82.4홍콩달러)대비 69.9% 상승했다. 가전제품과 전기차를 만드는 샤오미, 숏폼 영상 플랫폼 콰이쇼우는 같은기간 각각 57.5%, 54.1% 올랐다.
중국 기술기업인 텐센트홀딩스(27.9%), 전자 상거래 플랫폼 징둥닷컴(JD닷컴, 24.3%), 외식 배달기업 메이투안(21.0%), 온라인 기업 바이두(9.8%) 등도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중국 기술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1월 중순부터 출현하기 시작한 첨단 기술기업들이 화제가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딥시크가 춘제(중국 음력 설) 바로 전인 1월 20일에 새로운 AI 모델을 출시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춘제 땐 유니트리가 춤을 추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는 등 중국의 기술 발전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대형 기술기업들도 속속 새로운 모델과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화웨이는 첨단 칩이 적용된 스마트폰을 지속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재도전을 선언했고 샤오미도 지난달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알리바바는 딥시크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최신 AI 모델을 선보였다.
궈진증권의 장츠 수석 애널리스트는 “홍콩 증시가 글로벌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데 필수적인 원동력 중 하나는 홍콩 주식의 높은 ‘AI 함량’”이라며 “시장에서 관련 기업들의 기술 속성을 재검토하면서 항셍 기술지수를 상승시켰다”고 분석했다.
|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올해 업무과제 우선순위로 과학기술 혁신을 내세우기도 했다. 중앙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예산 지출 규모는 약 3980억위안(약 80조원)으로 전년대비 10%나 늘렸다.
중국 기업들의 혁신 노력과 함께 정책 불확실성까지 제거되면 앞으로 더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홍콩 증시는 미국의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애플·알파벳 등)에 빗대 7대 기술주(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또는 10대 기술주인 ‘테리픽10’ 등이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예고한 유럽 증시에도 자금이 몰렸다. 유럽 대표 주가지수인 스톡스600은 올해 들어 8.09% 상승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가 대규모 방위비 지출을 예고해 스톡스 항공·방산 상장지수펀드(ETF)는 41.49%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