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AI의 판단에 가까웠다. 새해 직전 사골국물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하지만 할인하지 않은 매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살 상품이라면 가격을 20% 낮춰도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 오히려 이익만 줄어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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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 대표가 코르카를 창업하기 전인 2020년 이마트와 진행한 AI 프로모션 최적화 프로젝트다. 사람이 경험을 바탕으로 정하던 할인 품목과 할인율을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결정했다.
실제 서울·경기 지역 이마트 4개 점포에서 AI가 설계한 프로모션을 적용해 효과도 검증했다. 정 대표는 매출과 이익 등 여러 지표에서 비교 점포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성과는 이마트 내부에서 상무급을 시작으로 전무·사장급을 거쳐 회장단까지 보고됐다. 이 경험은 2021년 코르카 창업으로 이어졌다.
연구자 AI에서 기업 AX로
코르카는 5년이 지난 지금 자체 AI 제품과 기업 AX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체 제품은 연구자 시장에서 시작했다. 대표 서비스 ‘문라이트’는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AI가 돕는다. 논문 요약과 번역, 수식 설명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팀 단위로 지식을 쌓고 AI와 함께 일하는 ‘크라켄’, 논문 집필을 돕는 ‘코르텍스’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정 대표는 “처음부터 거대언어모델(LLM)을 염두에 두고 만든 AI 네이티브 제품이라는 점이 기존 서비스와 다르다”며 “연구자가 AI와 협력하고, 나아가 AI끼리 협력하면서 연구 속도를 높이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문라이트 누적 이용자는 현재 약 37만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 이용자가 58%다. 그동안 별다른 해외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해외 이용자가 국내보다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르카는 앞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선 중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중국 연구자가 문라이트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현지 결제와 프로모션 등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 AX 사업도 키우고 있다. 코르카는 올해 2월 오픈AI 서비스 파트너가 됐고 7월에는 오픈AI 셀렉트 파트너로 선정됐다. 기업이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오픈AI의 AI 모델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도록 돕는 역할이다.
정 대표는 “기업들이 오픈AI의 모델과 제품을 실제 업무에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특히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하고 이를 잘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코르카가 기업에 강조하는 것은 AI 도구 자체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직원 몇 명이 챗GPT를 잘 쓰는 것만으로는 조직 전체가 달라지기 어렵다. 실제 업무 과제를 AI로 해결하고 그 경험을 다른 직원에게 퍼뜨릴 수 있는 구조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르카도 이를 내부에서 먼저 실험하고 있다. 매주 직원들이 한 주 동안 사용한 AI 도구와 업무 개선 사례를 나누는 ‘AX 공유회’를 연다. 한 달에 한 번은 기존 업무를 멈추고 새로운 AI 기술을 직접 시험해보는 ‘AX 데이’도 진행한다.
20명 조직의 비결은 AI…개발 전 과정에 활용
AI는 코르카의 조직 운영 방식도 바꿨다. 현재 임직원은 20명 남짓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문라이트와 크라켄, 코르텍스 등 여러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기획과 코딩, 기능 추가, 오류 수정, 이용자 피드백 반영 등에 AI를 적극 활용한다. 각각의 작업을 하나의 개발 과정으로 묶어 적은 인원으로도 제품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예전에는 소프트웨어에 기능이 추가되면 그만큼 엔지니어도 늘어나야 했다”며 “지금은 AI를 활용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성장 과정에서도 무작정 사람부터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코르카는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100억원 미만을 생각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50억원 미만도 검토하고 있다.
확보한 자금도 대규모 채용보다는 꼭 필요한 전문 인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인프라 확보에 투입할 계획이다.
실적 목표도 제시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보수적으로 약 20억원이다. 2028년에는 이익 1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향후 코스닥 상장에 필요한 요건도 염두에 둔 수치다.
정 대표가 그리는 코르카의 미래는 단순한 AI 컨설팅 회사와는 다르다. 자체 제품을 직접 만들고 최신 AI를 먼저 적용한 뒤, 그 과정에서 얻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다시 기업 고객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특정 AI 모델에만 의존할 계획도 없다. 현재 오픈AI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앤스로픽과 중국 AI 기업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국산 거대언어모델과 공개형 AI 모델 역시 가격과 성능, 안정성이 충분하다면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앞으로 AX 시장에서 중요한 과제로 ‘지속성’을 꼽았다. 새로운 AI 도구를 한번 도입하는 것보다 빠르게 바뀌는 기술을 조직이 계속 받아들이고 업무 방식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변화는 쉬울 수 있지만 변화한 다음 그것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며 “기업들이 AX의 변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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