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 대표가 내놓을 당 통합 메시지다. 이 대표 복귀 직후 이뤄질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과 ‘가결파’ 징계 여부가 그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 대해 “이 대표가 나오고 결정될 것”이라며 “사람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 같긴 한데, 마지막 검토 작업 중이다. 여성 중 호남이나 충청 지역에서 고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계파간 통합의 상징이었던 ‘비명(非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의 자리였기 때문에 그 무게가 더욱 무겁다.
하지만 비명계 혹은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채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 비명계 의원은 “친명계 지도부로 운영해보라고 두고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 역시 “지금 비명계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은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다. 친명(親이재명)계’ 박 전 구청장이 인선될 경우,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친명 일색으로 채워진다.
가결파 징계 여부 역시 관심 대상이다.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도 큰 격차로 승리하며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부상한 징계론은 잠시 수그러들었다
민주당 당원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는 ‘공개적으로 가결을 표명한 해당(害黨)행위 5인 이상민, 김종민, 이원욱, 설훈, 조응천에 대한 징계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당 지도부는 답변 기한인 30일 이내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현재까지는 내부 논의 중”이라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직후부터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9일과 11일 연이어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겠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일각에선 통합 메시지가 이 정도의 소극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이 대표는 ‘하나가 되자’ 등 제대로 된 통합 메시지는 내지 않고, 했던 말만 반복할 것”이라며 “복귀 후 바로 징계절차를 밟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빚’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당장 징계는 하지 않겠지만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색출·징계 얘기를 하면 비명계 의원들이 나갈 명분이 생길 수 있는데 그걸 주지 않을 것”이라며 “(비명계가) 나가지도 못하고 반대도 못하게 어떻게 해서든 애매한 스탠스를 유지한 채 선거까지 끌고 가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분란 정리와 동시에 이 대표는 대여(對與) 공세 고삐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총선까지 승기를 끌어가겠다는 판단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이달 동안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냐, 마냐를 가지고 자중지란을 겪을 것이다. 11월과 12월에는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으로 여당을 압박할 것”이라며 “이미 여당은 흔들리고 있다. 밖에서 공격한다고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내부 분열로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