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김포공항이 뭐길래?…지방선거 막판 '최대 변수' 등극(종합)

이지은 기자I 2022.05.29 17:37:05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여야 막판 공방 치열
국힘, 이준석 선봉장 나서…'공개 토론' 압박 수위 높여
이재명 "정치는 새 길 만드는 것" 의지 재차 피력
민주, 이견 분출…윤호중 "중앙당 공약 아냐" 선긋기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 지방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등극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앞장서 정책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며 ‘표퓰리즘’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연일 이어진 공방전은 28일 이 후보의 관련 기자회견을 계기로 더 뜨거워졌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중앙당 차원의 공약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경기도 김포시 김포골드라인 사우역에서 열린 김병수 김포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지도부가 나서서 이 후보에 막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봉장에는 이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김은혜 경기지사 지원을 위해 경기도 안산에서 개최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에서도 모두발언의 대부분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지적하는 것으로 채웠다. 그는 “이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김포공항을 폐항하고 서울시민이 청주·원주 공항을 이용하도록 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는 이런 공약은 상의가 안 된 무리수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김포공약 이전 공약은 지난 27일 이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정책협약식에서 공론화됐다. 김포공항을 이전해 수도권 서부 일대를 개발하고 서울 강남권은 청주국제공항을, 동부권은 원주공항을 이용하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이 대표는 이 후보의 공약 발표 직후 해당 문제를 두고 공개 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시간, 장소, 사회자까지 다 받겠다”며 이 후보를 거듭 압박했다.

선대위에서도 목소리를 보탰다. 부위원장인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공항인 김포공항을 폐쇄하는 건 미래 항공산업과 국가 산업지원을 위한 전략적 자산을 포기하고 미래 세대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 기회를 스스로 버리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허은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 제주 KTX 등 막무가내 공약을 남발하며 ‘콩가루’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9일 인천 계양구 김포도시철도 기지창 인근에서 ‘지하철 9호선 계양 연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여당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공약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인천 계양구 서울 지하철 9호선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이 인천공항으로 이전, 통합하면 영종경제자유구역은 ‘공항경제권’ 규모를 훨씬 더 키울 수 있다. 이는 곧 인천 발전과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정치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관광객이 줄어들고 서울 동쪽 주민들의 공항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항철도 급행화를 조속히 추진하고 GTX-D Y노선을 신속하게 건설하면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제주지역 지방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는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야권에 우세한 판세가 점쳐지는 몇 안 되는 지역에서 대선 때 폐기됐던 이 공약을 다시 쟁점화 하는 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라는 관측에서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를 비롯해 지역 주요 인사들이 연 합동 기자회견에서는 제주의 ‘자치권’을 주장하며 이 후보의 공약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선 긋기에 나섰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중앙당 공약이 아니고 지역에 출마하고 있는 후보들의 공약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당 후보들의 지역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시는지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