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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연회비 저렴한 카드로 합리적 소비자 공략

김형일 기자I 2025.03.23 16:47:23

연회비 2만~8만원 수준 신용카드 출시 행렬
현대카드, 프리미엄 카드급 혜택 제공
"업황 악화 예상…고객 지갑 사정 먼저 챙길 것"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려움에 직면한 카드업계가 저렴하고 합리적인 연회비를 내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존 상품의 혜택을 축소하고, 연회비가 비싼 카드를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갑 사정이 넉넉지 않은 고객에게도 새로운 선택지를 주겠다는 취지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도 저렴한 연회비로 고객을 챙기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판매 점유율 1위 현대카드는 이달 들어 연회비 8만원에 ‘프리미엄 카드(연회비 15만원 이상)’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40·50대가 자주 이용하는 교육·의료·여행·골프 업종 혜택에 집중한 ‘Summit(써밋) CE(Compact Edition)’,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배달·쇼핑·교통 등 실용적인 혜택을 선호하는 25~35세 고객들을 위한 ‘Boutique(부티크)’ 등을 출시했다.

다른 카드사들은 특정 혜택 제공에 집중하면서도 연회비를 저렴하게 책정했다. 하나카드는 이달 20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식자재마트, 주유, 전기·도시가스 청구할인 등이 가능한 ‘하나 더 소호’를 출시하며, 연회비를 2만 3000원으로 책정했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출시한 ‘K-패스엔로카’는 대중교통, 온라인쇼핑, 스트리밍, 편의점 이용 실적에 따라 할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회비는 2만원이다.

카드업계의 이같은 연회비 전략은 정부 정책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를 지난 2007년 이후 18년간 15차례 인하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연 매출 기준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23년 0.5%에서 지난달 0.4%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3억∼5억원은 1.10%에서 1.00%로, 5억∼10억원은 1.25%에서 1.15%로, 10억∼30억원은 1.5%에서 1.45%로 각각 조정됐다.

최근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 해외사례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전후로 소비자의 신용카드 적립 혜택이 0.81%에서 0.63%로 줄었고, 연회비 등 신용카드 사용 비용은 연간 약 3만 6000원에서 6만 3000원으로 늘었다. 즉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은 축소하고, 연회비가 비싼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취급하는 1214개 카드 중 연회비가 3만원 이하인 범용(매스) 카드가 978개로 80.6%로 나타났다. 연회비가 3만원 이상 15만원 이하인 카드는 143개, 연회비가 15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카드는 93개로 각각 11.9%, 7.7%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업황 악화가 예상된다”면서도 “카드업계는 더 합리적인 혜택과 연회비를 추구하는 회원들을 위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불황으로 최대한 저렴한 상품을 찾아 나서는 초저가 소비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고객들의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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