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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카드사들은 특정 혜택 제공에 집중하면서도 연회비를 저렴하게 책정했다. 하나카드는 이달 20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식자재마트, 주유, 전기·도시가스 청구할인 등이 가능한 ‘하나 더 소호’를 출시하며, 연회비를 2만 3000원으로 책정했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출시한 ‘K-패스엔로카’는 대중교통, 온라인쇼핑, 스트리밍, 편의점 이용 실적에 따라 할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회비는 2만원이다.
카드업계의 이같은 연회비 전략은 정부 정책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를 지난 2007년 이후 18년간 15차례 인하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연 매출 기준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23년 0.5%에서 지난달 0.4%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3억∼5억원은 1.10%에서 1.00%로, 5억∼10억원은 1.25%에서 1.15%로, 10억∼30억원은 1.5%에서 1.45%로 각각 조정됐다.
최근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 해외사례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전후로 소비자의 신용카드 적립 혜택이 0.81%에서 0.63%로 줄었고, 연회비 등 신용카드 사용 비용은 연간 약 3만 6000원에서 6만 3000원으로 늘었다. 즉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은 축소하고, 연회비가 비싼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업황 악화가 예상된다”면서도 “카드업계는 더 합리적인 혜택과 연회비를 추구하는 회원들을 위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불황으로 최대한 저렴한 상품을 찾아 나서는 초저가 소비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고객들의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