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4일 열린 'CEO포럼'. 포스코가 손에 든 지난해 성적표는 2008년에 비해 많이 초라했다. 매출은 12% 늘어난 26조9540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조1480억원, 3조1720억원으로 51.9%와 29%가 줄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는 '철의 제국' 포스코에게 또 다른 교훈을 줬다. 경기를 많이 타는 철강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언제 다시 찾아올 지 모르는 위기에 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 M&A 통한 성장동력 확보.. 정준양 회장의 '첫 숙제'
정 회장이 취임 후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등의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며, 지속적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기 상황에서 생존부터 해야 하지만 체력을 비축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작업도 동시에 해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5일, 이날 오전부터 증권시장은 술렁였다. 포스코가 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증권가를 휩쓸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날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의 지분 40.4%를 1592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말 열리는 이사회의 승인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에 앞서 지난 15일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롯데라는 강력한 경쟁자와 맞붙어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반드시 인수한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면서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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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양사간의 협력관계가 향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아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후에는 바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 M&A·투자 기능 하나로.. 힘 실리는 '성장사업투자부문'
지난달 포스코가 단행한 조직개편에는 낯선 사업부문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바로 M&A와 신사업 투자를 전담하는 '성장사업투자부문'이 그것이다.
성장투자사업부문은 기존에 여러 부서에서 분산 수행되던 투자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조직이다. 신규사업 타당성검토에서부터 사업진행· 인큐베이팅까지 투자와 관련된 모든 기능은 이곳으로 집중된다.
특히 대우인터와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M&A 인수전을 앞둔 데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프로젝트 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포스코로서는 다른 어떤 조직보다 무게를 실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성장투자사업부문은 윤용원 전무가 이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성장투자비 3조원을 포함해 사상 최대 규모인 9조원 이상을 투자금액으로 책정하면서 내부적으로 성장을 전담할 조직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앞으로 성장투자사업부문이 그룹매출 100조 달성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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