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22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2년물과 3년물 각각 500억원 규모로 발행해 총 1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단,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규모가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될 수 있다.
이번 발행목적은 단기차입 상환이다. 채무를 장기화해 이자부담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자본을 확충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선 대신증권도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증권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목표로 자본확충을 이어가고 있는데 2022년 말 별도 기준 2조490억이었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2조8532억원까지 증가했다. 최근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반영하면 자기자본 3조를 돌파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의 순조로운 자본확충 바탕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있다. 고금리 환경에 위험도가 높아진 우발채무를 우선적으로 관리해왔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브릿지론 비중을 전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의 10%수준으로 유지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객과 회사 모두에게 위험이 크다는 판단 하에 차액결제거래(CFD) 비즈니스 도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주가연계증권(ELS)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해왔다. 현재 발행액을 기준으로 전체 시장점유율이 1% 수준이다.
실적도 안정적이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13억원, 당기순이익 13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6822억원, 당기순이익은 6855억원이었다. 다년간 이익을 유보해온 계열사가 실시한 중간 배당이 반영됐다. 4800억원의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2022억 원, 당기순이익 20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7.5%, 137.7%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사업다각화가 실적의 비결이라고 평가한다
대신증권은 지난 10여년간 사업다각화에 힘써왔다. 자산운용, 저축은행, 프라이빗에쿼티 등 금융계열사와 에프앤아이, 자산신탁, 카사 등 비금융계열사를 갖춰 외부환경 변화에도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이 지난해부터는 안정화된 사업다각화를 발판 삼아 증권 본업 외형 성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증권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금융투자업 특성상 자본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만큼, 대신증권은 자본을 확충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첫 발걸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종투사로 지정될 경우,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는 등 투자은행(IB)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계열사 배당과 자산재평가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데 이어, 올해 RCPS를 발행해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본사 사옥매각 등으로 안정적인 자본 확대를 통해 새로운 사업영역에도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연내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 달성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획득에 따른 향후 추가 이익창출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당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신증권은 사업다각화 및 자본확충 등 지속적인 성장 아래 이해당사자와의 신뢰관계도 공고히 하고 있다. 올해로 26년째 현금배당을 이어가고 있는 대신증권은 2020년부터 30~40%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2021회계연도에는 보통주 1주당 1200원 수준의 가이드라인도 제시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면서도 충분한 유보를 통한 지속가능한 이익을 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