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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중국은)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다.”
환율 조작 문제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미(對美)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로 보기만은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 수준으로 돌아간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美 ‘적정’ 원·달러 환율 974원
그렇다면 미국이 보는 ‘적정’ 환율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연구소(PIIE)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달러 기조적 균형환율(FEER)을 974원으로 제시했다. 기조적 균형환율은 대내적으로 우리 경제가 잠재 국내총생산(GDP)에 다다르고 대외적으로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을 말한다.
피터슨연구소는 교역상대국과의 무역 비중,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실질실효환율(REER)을 기준으로 원화가 6%가량 절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적정 수준보다 떨어져 있어 해외에 판 상품·서비스(수출)가 해외에서 사들인 상품·서비스(수입)보다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얘기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환율 조작의 근거로 든 것도 피터슨연구소 보고서였다.
피터슨연구소는 이번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달러화 가치가 10% 내려가면 미국의 무역적자가 매년 2200억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32억달러 정도다.
미국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균형환율 수준을 무역수지, 즉 대외균형을 중점으로 추정한다. IMF는 원화에 대해 2015년 기준 실질환율 대비 8% 절상돼야 한다고 봤다.
이들이 추정한 대로 ‘적정’ 경상수지 규모를 이루려면 원·달러 환율이 현재 1130원 수준에서 더 하락할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시장서 결정되는 게 적정 환율”
반면 국내 연구기관에서는 피터슨연구소나 IMF가 제시한 환율 수준이 ‘적정하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정 환율 수준은 기준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만이 환율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인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상수지는 환율을 결정하는 하나의 요인일 뿐”이라며 “무역상대국 간 거래나 수출입단가, 물가 수준 등을 보면 적정 환율 수준은 달러당 1150원 정도”라고 봤다.
당국은 최근 FT에 반박 서한을 보내며 경상수지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빨라지는 고령화 △유가 하락 영향 등을 꼽았다. 경상수지와 환율 조작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얘기였다. 외환당국은 “기초경제 여건을 반영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제 이론대로 원화가 절상되지 않는 이유는 북한 관련 위험과 함께 정치 불안, 외환위기에 따른 불안 심리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적정 환율을 각 연구기관이 내놓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맞는 이론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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