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정민기자] 닛케이지수가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도쿄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증시 흐름이 지난해 초의 `반짝 랠리`와 유사하다며 상승장이 조만간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최근 일본증시의 상승세가 조만간 수그러들 것임을 시사하는 요인들을 짚으며 증시 하락 가능성을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 매수타겟 블루칩→옐로칩 이동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타겟이 이동하고 있다. 전날 거래에서 주요 은행주와 다케다 제약 등 대형주들이 외국인 투자자 매수 이후 힘을 잃었다. 이에 따라 도쿄증시에서 시가총액과 유동성 상위 30개사 주식을 모아놓은 토픽스코어 30지수가 하락했다.
반면 상위 30개사 다음 70개 대형주의 주가흐름을 나타내는 토픽스 대형70은 상승했다. 마코토 사쿠마 아사히생명자산운용 선임 펀드매니저는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요 은행주와 대형주에 대한 매수세를 끝내고 선별적으로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다른 주식들이 지수상승을 이끌 때 횡보하던 전기정밀 제조업체들은 전날 상승세를 탔다. 이에 반해 최근 며칠동안 크게 오르던 은행, 증권, 보험주는 전날 떨어졌다. 외국인들이 초대형우량주인 블루칩에서 세컨티어, 즉 옐로칩으로 매수세를 옮기는 모습은 지난해 4월에도 나타났다.
당시 외국인들은 주요 은행주와 대형주를 사들이며 토픽스 지수를 최고치로 끌어올린 후 지수가 급락하자 이번에는 실적발표를 앞둔 기술주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닛케이는 이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달러표시 지수 상승률 수렴..기관 휴가뒤 매도 예상
또 엔화 및 달러화 표시 닛케이지수도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되면서 상승세가 조만간 끝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엔화 및 달러화 표시 닛케이지수는 지난 5월17일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후 8월9일까지 달러화표시 지수는 5.4% 오른데 그친 반면 엔화표시 지수는 10% 가까이 치솟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왕성하게 사들이면서 엔화가치가 상승하자 달러표시 지수는 8월10일부터 5거래일동안 11.6%나 올랐다. 같은 기간 엔화표시 지수 상승률 13.7%와 비슷한 수준을 보여 최근 과거와는 대조를 이뤘다.
지난 해 4월처럼 올해도 거래량이 엄청나다. 하지만 메이지드레스드너자산운용의 하지메 야기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휴가에서 돌아오면서 다음주부터는 이들의 매도세가 나타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작년과 지금은 다르다.."랠리 지속될 것"
일부에서는 현재 랠리와 지난해 4월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연준리의 금리를 인상하고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가중되는 가운데 실절발표를 앞둔 디지털전자제조업체에 대한 매수세로 강세장이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타츠오 구로가와 일본아시아증권의 투자정보부 매니저는 "지금은 소비지출과 자본지출이 증가하면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