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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앙당 공직자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날 7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이나 당 대변인 등 요직을 맡고 있는 이른바 친명 의원들은 대거 단수 공천을 확정받았다.
최고위원인 서영교(서울 중랑갑) 의원과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 대표 최측근으로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경기 수원병) 의원과 당 수석대변인인 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앞서 민주당 공관위는 당의 ‘텃밭’인 호남의 경우, 경선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당 정책위의장인 이개호 의원을 현역 지역구인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 단수 공천했다.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특별 당규에 따라서 단수 입후보 또는 상대 예비후보와 심사 총점 30% 이상 격차가 심각하게 날 경우, 단수(후보)로 선정할 수 있다”면서 “이개호 의원은 이런 조건을 충족해 단수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명계 현역 의원들은 각각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 △광주 서갑 송갑석 의원 vs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대전 대덕 박영순 의원 vs 박정현 최고위원 △경기 고양정 이용우 의원 vs 김영환 전 경기도의원 △충북 청주흥덕 도종환 의원 vs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 등이다.
이중 박영순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송갑석 의원은 20%에 속해 각각 경선 시 얻은 득표수의 30%와 20%를 감점하는 페널티를 받게 됐다. 송 의원은 “커다란 불이익을 안고 가지만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송 의원의 상대인 조 전 부시장은 이재명 대표의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아 지역의 친명 주자로 급부상했다. 박정현 최고위원은 지난해 10월 당 지도부에 합류하던 당시 박영순 의원 찍어내기 논란이 일었던 친명 인사다. 이연희 부원장은 원외 친명 핵심 인사로 알려졌다.
임 위원장은 계속되는 ‘친명 단수’과 ‘비명 경선’ 논란에 대해서 “이 의원 경우와 설명이 동일하다. 특별한 고려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말아먹으려고 하나” 비판에도 “지도부 입김 없다” 반박
해명 없이 계속되는 ‘비명 학살, 친명 횡재’ 분위기에 당내에선 우려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의중만 따르는 ‘사천(私薦)’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공관위는 지도부 허수아비”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병기 의원 밑에서 다들 찍소리도 못하고 ‘까라면 까’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공관위원들이) 민주당을 말아먹으려고 작심하고 온 사람들이 아닌 이상 이런 식으로 일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이런 식으로 ‘공천 전횡’을 벌여도 이긴다는 인식이 지도부에 있는 것 같다”며 지도부의 상황 판단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총선 실무를 맡고 있는 관계자들은 ‘시스템 공천’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현역) 의원 평가는 의원 간 상호 평가, 당직자 평가, 지역 주민과 당원 평가 등 다른 사람에 의한 평가에서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 구조”라며 “민주당 의원평가와 경선에는 당원과 주민, 동료 의원 등 아래로부터의 평가가 주로 작동하고 지도부 입김이 끼어들 틈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 평가 최하위권이나, 단수 공천을 받지 못하고 경선을 치르는 인물 중 비명계가 많은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과 지지자의 요구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 대표실 관계자 역시 “이재명 중심으로 윤석열에 맞서 싸우라는 요구에 성과를 내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공천 발표 후 결집 움직임을 보인 비명계 의원들은 다음 주 중 집단행동 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