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놀란 교육부 “6월부터 등교 확대”

신하영 기자I 2021.06.02 09:50:00

중·고생 학습결손 사실로…상위그룹 줄고 기초학력 미달↑
중3 국어·영어, 고2 국어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감소
기초학력 미달 학생, 중학교 수학 빼고 모든 과목서 늘었다
2학기 초중고 전면등교 추진…“수도권 중학교부터 등교확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결손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위권 이상의 상위그룹 비율은 감소하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증가한 것이다. 교육부는 이달부터 등교수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도권 중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확대를 추진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는 학생들(사진=뉴시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일 발표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7년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전환했다. 평가 대상이 전체 중3·고2 학생에서 3%의 표본 학생으로 축소된 것이다.

이번 평가 결과는 코로나19 상황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실시됐으며 전체 중3·고2 학생(77만1563명)의 약 3%인 2만117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평가 결과는 △우수(4수준) △보통(3수준) △기초(2수준) △기초학력 미달(1수준) 등 4단계로 구분된다.

◇학업성취도 평가서 국어·영어 학력저하 확인

평가 결과 상위그룹인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학교 국어·영어, 고등학교 국어에서 감소했다. 중3의 경우 전년도(2019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82.9%, 영어 72.6%였지만 지난해에는 75.4%, 63.9%로 각각 7.5%포인트, 8.7%포인트 하락했다. 고등학교 국어도 같은 기간 77.5%에서 69.8%로 7.7%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중3 국어의 경우 전년 4.1%에서 6.4%로, 영어는 3.3%에서 7.1%로 각각 2.3%포인트, 3.8%포인트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 국어·수학·영어에서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 국어는 4.0%에서 6.8%로, 수학은 9.0%에서 13.5%, 영어 3.6%에서 8.6%로 상승한 것이다.

학교생활의 행복도 역시 전년대비 중학교는 4.9%포인트, 고등학교는 3.5%포인트 감소했다. 학생들의 만족도·적응도 등을 나타내는 학교생활 행복도는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 매년 60% 안팎의 결과를 나타냈지만 코로나 상황이 지속된 작년에는 중학교 59.5%, 고교 61.2%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계와 현장 교사들에 대한 의견수렴 결과 코로나로 인한 등교 축소, 원격수업 전환 등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생들은 이 기간에 충분히 학습하지 못했고 학교생활 행복도와 자신감 등이 하락해 학업성취도 저하에 영항을 줬다”고 분석했다.

◇14일부터 수도권 중학교, 직업계고 등교 확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로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확인한 교육부는 상대적으로 등교수업 비율이 낮은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 확대를 추진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학교별 등교비율은 초등 67.7%, 중학교 48.3%, 고교 67.2%다. 교육부는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 확대를 위해 거리두기 2단계에서 학교 밀집도 기준을 기존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현행 거리두기 단계인 수도권 2단계 상황에서는 중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 중 3분의 1만 등교할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는 3분의 2까지 등교가 가능해진다. 1.5단계를 적용 중인 비수도권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모두 80% 이상의 등교 비율을 보이고 있다.

현장실습이 불가피한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도 등교 유연화를 추진한다. 방역조치 강화를 전제로 거리두기 2단계까지 전면 등교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학교방역상황 점검 등 사전 준비를 거쳐 오는 14일부터 본격 적용한다. 이어 교육부는 이달 중순 2학기 전면 등교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저하에 대한 보완 대책도 내놨다. 내년 9월부터 원하는 학교는 어디든 자율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는 중3·고2 학생의 3%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현행 학업성취도 평가를 보완하는 의미를 갖는다.

첫해 자율 평가 대상은 기존 중3과 고2를 포함해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된다. 이어 2024년까지 초3~고2까지의 범위에서 평가대상 학년을 연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올해 초부터 교육청과 검토해왔던 수도권 중학생들과 전국 직업계고 학생들의 등교를 6월 14일부터 확대할 것”이라며 “교육부는 교육청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학습결손 문제 해소를 위한 종합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라고 했다.

학교별 자율 학력 평가 연차별 확대 방안(자료: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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