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부동산 천재` 샘 젤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 부동산 업체 에쿼티 오피스 프로퍼티스 트러스트(EOP) 인수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며 한층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지난해 200억달러에 EOP를 사겠다고 의향을 밝힌 가운데, 이번엔 부동산 업체 3곳이 손잡고 인수 제안가격으로 216억달러(주당 52달러)를 제시한 것.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와 스타우드 캐피탈 그룹 글로벌LLC, 월튼 스트리트 캐피탈 등 3사는 17일(현지시간) 이같은 인수 가격을 제시하고, 60%는 현금으로, 40%는 보나도 리얼티 주식으로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부동산 매물을 둘러싸고 사모펀드와 부동산업계간 인수경쟁이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보나도는 인수가 이뤄질 경우 EOP 자산의 절반 이상을 획득하게 되며, 나머지를 스타우드와 월튼이 나눠 갖게 될 전망이다. EOP는 미국내 543개 빌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신탁(REIT)을 운용하고 있다.
보나도 등이 제시한 규모는 1988년 있었던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의 RJR 나비스코 인수(313억 달러) 이후 최고치. 부채 인수까지 포함할 경우 인수가는 376억달러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블랙스톤이 제시한 인수 가격도 부채를 포함할 경우 360억달러에 이른다.
조만간 블랙스톤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나설 지도 큰 관심사.
EOP의 최대 주주인 코헨&스티어스의 머니 매니저 존 치그는 "블랙스톤이 인수 가격을 높일 여지가 많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대규모 자금 수혈을 받은 사모펀드들이 부동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임대 공급이 제한되고 공실율이 하락하면서 임대 비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블랙스톤도 인수 가격을 높여서 대응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