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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종목코드 ‘SKHYV’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 ADR은 시초가 170달러를 형성한 뒤 장 중 177달러까지 오르며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168.49달러에 첫날 장을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 149달러 대비 13.08% 높은 수치이며, 한국 거래소 최근 3거래일 평균 주가에 2.7% 프리미엄을 얹어 결정된 공모가가 추가 프리미엄을 받은 셈이다. ADR 마감가를 원화로 환산하면 한국 보통주 1주당 약 252만8,000원으로, 전날 한국 거래소 종가 218만 원보다 약 16% 높았다.
이번 공모 규모는 ADR 1억7,790만 주 발행 기준 265억 달러(약 40조 원)로 확정됐다.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는 2014년 알리바바(250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달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857억 달러)에 이어 올해 미국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딜이기도 하다.
ADR 마감가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 달러에 이르러,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약 1조1,000억 달러)을 넘어섰다. 그간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같은 업종 미국 경쟁사 대비 만성적인 저평가를 받아왔는데, 나스닥 상장 첫날 시가총액 역전이 이뤄진 것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가 약 6.6배, 마이크론이 11.2배 수준이어서 추가 재평가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J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의 수요가 일부 시장 예상보다 강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가 정점에 달한 것이 아니라 숨 고르기 국면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오프닝벨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AI 시대이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 56.4%를 기록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조달된 자금의 사용처는 이미 구체적으로 확정된 상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에 31조1,960억 원,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 및 장비·부대비용에 19조 원, 극자외선(EUV) 스캐너 취득에 11조9,497억 원이 각각 투입된다. 공모 대금 납입일은 14일이며, 13일부터는 임시 종목코드가 정식 코드 ‘SKHY’로 전환된다. 신주 DR의 한국 상장 예정일은 29일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연이틀 군사 충돌에도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상장 흥행이 AI 반도체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4%대, 메타는 6% 안팎 상승했다. 반면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 상장에 따른 자금 분산 우려 등이 겹치며 1%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되며 소폭 하락했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1.41달러, 브렌트유는 76.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이날 ‘SK하이닉스 ADR 매수, 한국 주식 매도’ 전략을 제시했다. UBS는 “신규 ADR이 프리미엄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며 ADR과 한국 원주 사이의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 전략을 권고했다. 무어 인사이트 앤드 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CEO는 “몇 년 전만 해도 메모리 업체들은 순이익이 아니라 매출총이익률이 마이너스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메모리 산업의 주기적 특성에 따른 신중론도 제기했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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