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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권 분쟁 대응 강도 높이는 중국...'전쟁'도 거론

김겨레 기자I 2023.12.11 10:35:06

中, 이틀 연속 필리핀 선박과 충돌
"미국이 필리핀 부추겨 도발" 주장
일본 센카쿠 열도에서도 잇따라 마찰
중국군 중장 "전쟁 원치 않지만 두렵지 않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최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과 잇따라 충돌하고 있다.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10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 근처를 항해하고 있다. (사진=AFP)


1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필리핀 해경선이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인근 해역에 침입해 통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이 경고를 무시하고 비전문적이고 위험한 방식으로 갑자기 방향을 바꿔 정상적인 법 집행 중이던 중국 해경 선박을 고의로 들이받아 경미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충돌의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필리핀 선박이 이틀 연속 중국 선박을 의도적으로 도발해 물대포를 발사했으며, 이는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의 물대포를 맞은 선박은 필리핀 수산국 선박으로, 필리핀 어선에 식료품을 공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선박은 중국 해경의 물대포를 맞아 엔진이 손상됐다.

지난 8월과 지난달 10일에도 중국 해경선은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으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는 등 필리핀의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달 초 주요 7개국(G7) 정상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GT는 “G7은 미국의 주도로 남중국해 문제를 계속 과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필리핀의 영유권 침해를 선동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최근 1년 사이 중국과 필리핀의 긴장이 고조됐다”며 “충돌이 점점 빈번해지고 있으며 중국이 미국과 직접 대결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동죽국해 남서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도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해경은 전날 센카쿠 열도 해역에서 일본 어선 및 순찰선이 불법 침입했다며 필요한 통제 조치를 취하고 법령에 따라 떠날 것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과 10월에도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에서 일본 측 순시선들과 마찰을 일으켰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부원장을 지낸 허레이 중장은 전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센카쿠 열도와 관련해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두렵지 않다”며 전쟁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과 센카쿠 열도를 동시에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러한 시나리오는 중국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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