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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독립운동을 왜곡하고 친일매국 행동을 변론하는 사람을 독립기념관장에 앉혔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정부 주도 광복절 기념식을 거부하고 광복회 주도 광복절 기념식을 따로 하게 만들었다. 정부 주도 기념식에선 독립운동과 광복의 역사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건너뛰고 딴소리만 했다”며 “국가기간방송이 하필이면 광복절에 기미가요와 기모노를 국민에게 듣고 보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목숨을 걸고, 재산을 내놓고, 후손들의 안온한 삶까지 포기했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면서 어떻게 국가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 주권에 대한 일제의 간악한 강탈과 그에 대한 비열한 부역을 지금도 교묘한 논리로 두둔하고 호도하면서 어떻게 국가의 영혼을 지키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이 전 총리는 “국가를 유지하려 한다면, 국가의 영혼을 지키려 한다면 독립기념관장을 즉각 내보내고 이 광란의 굿판을 당장 멈추라. 그것이 이 정권의 비극을 막는 최소한의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둘러싼 이념 갈등이 이어지면서 광복회 등 일부 단체는 정부가 주최한 경축식에 처음으로 불참하는 대신 자체 기념식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도 경축식을 보이콧했다.
이 가운데 KBS 1TV는 새벽 0시 ‘KBS 중계석’을 통해 지난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5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중 ‘나비부인’ 공연의 녹화 본을 방송했다.
올해로 서거 1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나비부인은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로, 미국이 일본을 강제 개항하도록 한 1900년대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다.
일본에 파견된 미군 해군 장교 핑커톤과 게이샤가 된 나비부인 초초상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여자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며 결혼식 장면에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나온다.
방송이 시작되자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에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게 하느냐”, “광복절에 왜 굳이 나비부인을 편성한 건가”라는 등의 항의 글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도 SNS를 통해 “제정신을 잃었거나 의도를 가진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KBS가 ‘친일 정권’에 순국선열을 조롱하는 ‘공물’을 바친 것”이라며 “광복절과 독립 정신, 대한민국과 국민을 향한 의도된 조롱”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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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의 진상을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오늘 밤 방송할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했다.
KBS는 ‘나비부인’ 방송 경위에 대해 “당초 7월 말 방송 예정이었다가 올림픽 중계 때문에 뒤로 밀려 광복절 새벽에 방송됐다”며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시의성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9시 뉴스에서도 앵커가 직접 “제79주년 광복절에 적절하지 못한 방송 편성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앵커는 “오늘(15일) 새벽 방송한 오페라 ‘나비부인’에는 미국 국가와 함께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만큼 사전에 적절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또 “오늘 오전 KBS 뉴스 날씨 코너에서 배경화면 일부에 태극기의 좌우가 뒤바뀌어 방송되는 실수가 발생했다”며 “KBS는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철저한 진상 조사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엉터리 태극기’를 내보낸 이유에 대해선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