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소속 경제부 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후보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 간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 결과에 따라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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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4500만명의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은 40%에 달하고 인플레이션은 140%에 육박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 속에 19일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다. 두 후보가 상반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나라 살림은 물론 외교 관계 등이 재편될 전망이다.
마사 후보는 든든한 지지기반인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 세력을 등에 업고 감세와 교통비 등 공공요금 정부 보조, 서민 대상 복지수당 등을 내세우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부 장관이지만, 청사진으로 ‘국민통합 정부’를 내세우며, ‘서민과 중산층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과 중앙은행 폐쇄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그간 ‘전기톱 퍼포먼스’ 등 각종 과격한 행동을 보여왔지만, 결선 투표를 앞두고는 교육·보건 부문 민영화와 총기 휴대 자유화 등 일부 공약 철회를 시사하는 등 이른바 ‘공포의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상쇄시키는 데 힘썼다.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결선 투표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결선 투표를 앞둔 유권자들도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부에노아이레스에 사는 라켈 팜파(79)씨는 “나랏돈이 공공사업이나 은퇴자, 저소득층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쓰이고 있다”며 “주류 정치인들의 부패에 지쳤다”고 밀레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미디어업계에 종사하는 페르난도 페데르네(51)씨는 “밀레이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아르헨티나의 과거 군사 독재를 옹호하기도 했다”고 비판하며 “마사 후보의 정책이 보다 내 생존을 더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층의 표심 이탈도 관건이다. 니콜라스 트로이티노(31)씨는 “두 후보 모두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그들끼리 싸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며 “두 후보 모두 국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 누구에게도 투표하지 않기로 이미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미래가 결정될 대선 결선 투표는 1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한국시간 19일 오후 8시~20일 오전 6시)까지 진행되며, 개표 결과는 당일 오후 9시(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 전후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선인은 다음 달 10일 4년 임기 대통령에 취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