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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지난 2022년 코리아신탁이 수탁자로 참여한 건물 점포의 분양권을 얻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입주예정이었으나 3개월 이상 입주가 지연되자 허위·과장광고 등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위약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했다.
최씨와 코리아신탁 간 분양계약에는 ‘입주예정일부터 3개월 내 입주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해제 시 분양대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포함됐다.
코리아신탁은 수탁자의 책임을 신탁재산 범위로 제한하고 분양해약금 반환, 입주 지연 시 지체상금 책임 등은 실질적 사업주체인 위탁자(시행사)에게 부담시키는 ‘책임한정특약’이 계약 내용에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1·2심 모두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약정해제조항상의 해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자체로 수분양자로서는 분양계약 관계에 구속될 이유가 없어지는 것으로 보아 계약을 해제할지, 아니면 입주예정일 지연에 따른 거래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계약을 유지할지 등을 수분양자가 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설령 코리아신탁이 최씨가 약정해제권을 행사하기 전에 입주 가능한 상태를 제공했더라도 최씨의 약정해제권이 소멸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책임한정특약의 경우 1심 재판부는 해당 책임한정특약은 코리아신탁이 신탁법상 유한책임신탁에 주어지는 여러 법적 절차나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이행책임을 한정하는 부당 편익을 누리기 위한 것이라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최씨가 ‘계약자 본인은 위 계약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했으며, 위 계약 내용에 대하여 동의 후 자필 기재한 것을’이라 기재된 계약서 말미에 자필로 서명한 점만으로 코리아신탁이 분양해약금 반환, 입주 지연 시 지체상금 책임 등을 지지 않는다는 데 충분한 설명을 했고, 최씨가 이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서명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사업자는 약관에 정해져 있는 중요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봤다. 설명의무 대상이 되는 약관의 ‘중요 내용’은 사회통념에 비춰 고객이 계약체결 여부나 대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다. 만약 사업자가 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해 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대법원은 “책임한정 등 특약이 신탁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더라도 일반적으로 거래 경험이 평생에 몇 번 되지 않고 관리형 토지신탁 등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도 않은 수분양자로서는 별도의 설명 없이도 책임한정 등 특약의 존재 및 내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책임한정특약은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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