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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탄핵 정국 상황과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돼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마음이 무겁고, 국가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달라”고 부연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탄핵 국면 극복을 위해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힘을 합쳐야 한다. 개인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거스르고 탄핵 찬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한동훈계 일부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여당 지도부와 탄핵으로 물러난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전통적 보수층에 ‘통합’을 알리는 정치적 메시지로 보는 해석이 많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범여권 여러 곳으로 갈라진 ‘집토끼’(전통 지지층)를 다시 결집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앞서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에도 차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방문에서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 원내대표와 박 전 대통령 간 ‘마음의 빚’을 풀어내는 장면도 있었다. 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이 사랑을 참 많이 줬는데 마음을 아프게 해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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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 또한 이번 정치 활동재개를 앞두고 최우선 과제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공개 찬성했던 자신에 대해 반감을 가진 보수 지지층 달래기가 꼽힌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최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 전에 조기 대선을 기정 사실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기도 했다. 다만 조기 대선이 열린다는 가정 하에서는 ‘현행 대통령제(5년 단임제)의 임기와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을 이끌겠다’며 중도층 확장에 시동을 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