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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이달 워싱턴서 만나나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일 1박 2일간의 평양 및 서울 방문을 마치고 수행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일정 등에 세부합의에 대해 “꽤 근접했다”고 밝혔다. 북한 역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 면담에서 “예정된 2차 정상회담에서 지난 회담에서 제시한 목표달성에 큰 전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지와 확신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북미 양측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릴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이 조성됐다”고 밝히며 이를 위한 한미간 공조를 당부했다.
남북미가 한 목소리로 조기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11월초 미국의 중간선거에 앞선 이달 말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 북미협상이 동력을 잃기 전 확실한 모멘텀을 만드려는 북한과, 2차 정상회담의 성과를 중간선거에 최대한 활용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서다.
정상회담의 장소로는 미국 워싱턴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지원유세에 한창인 때에 미국밖에서 회담이 이뤄질 경우 최소 사흘 이상 일정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워싱턴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이 경우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미국까지 운항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에 중국이나 미국 또는 한국 최고지도자의 전용기를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당시 북측에서는 평양 개최 방안에 대한 탐색전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지난 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 수행단과 식사를 같이한 북측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러 평양을 방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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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북핵 협상에서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간 실무 협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이후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최선희 부상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며 조만간 실무협상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일 “우리는 일련의 이슈들에 대해 이전보다 더 빈번한, 보다 고위 레벨의 실무그룹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나는 스티브의 카운터파트가 최선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 역시 “내 카운터파트에게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발송했다”며 “우리는 실제 특정한 날짜와 장소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부상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함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합의사안이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단 구성과 파견 일정에 대해서도 조율에 나선다. 사찰단에 IAEA 관계자를 참여시키는 문제와 함께 사찰단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하게 될 활동의 범위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조치로 내놓은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단의 활동 범위와 파견 시기 등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다만 실무협상의 장소로는 당초 미국이 제안했던 IAEA(국제원자려긱구)가 있는 빈이 아닌 장소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전까지 북측은 빈에서의 협상 제안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그의 카운터파트였던 성김 주필리핀대사간 협상은 대부분은 판문점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