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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공개된 개인정보, 마음대로 이용해도 될까?[주목! 개인정보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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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I 2026.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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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변호사의 주목할만한 개인정보 판결⑨

[정세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이름이나 직업, 학력, 경력과 같은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 임직원의 약력이 공개되어 있기도 하고, 대학이나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소속 구성원의 경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는 누구나 동의 없이 수집하거나 이용해도 되는 것일까?

그 답은 단순하지 않다. 공개된 정보도 여전히 개인정보로 보호되지만, 이를 이용할 때마다 반드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공개된 개인정보는 어느 범위까지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을까. 이때에는 정보가 공개된 취지와 범위, 실제 이용 목적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관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판례가 2014다235080 판결(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4다235080 판결)이다.

정세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사진=본인 제공)
정세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사진=본인 제공)
이 사건의 원고는 공립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였다. 원고의 사진, 성명, 성별, 출생연도, 직업, 직장, 학력, 경력 등의 정보는 대학 홈페이지와 교수요람 등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다. 법률정보 제공업체인 로앤비는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법률정보 사이트의 ‘법조인’ 항목에서 다른 법률정보와 함께 유료로 제공하였다.

원고는 자신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영리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제공한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결국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를 별도의 동의 없이 수집하여 다른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먼저 이미 공개된 정보라고 해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이미 공개된 정보도 보호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개된 개인정보를 이용할 때 언제나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공개하였다면, 그 공개의 성격과 내용 등에 비추어 일정한 범위의 수집·이용이나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범위 안에서는 별도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그 범위는 어떻게 정할까. 대법원은 공개된 개인정보의 성격, 공개된 형태와 대상, 정보주체가 공개한 의도와 목적, 이후의 이용으로 공개 대상의 범위가 달라지는지, 원래의 공개 목적과 새로운 이용 목적 사이에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개인정보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대학 홈페이지 등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고, 대부분 교수로서의 직업적 정보였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 로앤비가 제공한 정보의 내용도 원래 공개된 정보와 다르지 않았고, 법률정보를 제공한다는 목적도 원래 정보가 공개된 취지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로앤비의 개인정보 수집·제공은 원고가 동의한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이 말하는 핵심은 ‘공개된 개인정보이므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공개된 개인정보에도 여전히 정보주체의 통제권이 남아 있지만, 정보주체가 스스로 공개한 취지와 범위 안에서는 별도의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개되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떠한 맥락에서 공개되었는가’이다.

따라서 같은 정보라도 공개의 목적과 대상에 따라 허용되는 이용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 특정 업무를 위해 공개한 정보인지,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공개한 정보인지, 일정한 사람들만 볼 수 있도록 한 정보인지에 따라 정보주체가 허용했다고 볼 수 있는 범위도 달라진다. 특히 공개된 정보를 원래의 맥락에서 떼어내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거나, 전혀 다른 목적으로 결합·분석하여 이용한다면 단순히 ‘원래 공개되어 있던 정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오늘날에는 SNS, 각종 플랫폼, 공공기관의 공개자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개인정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것과 법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따라서 공개된 개인정보를 이용하려는 경우에는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취지로 공개된 정보인지, 누구에게 어느 정도까지 공개된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하려는 이용이 그 범위 안에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정세진 변호사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석사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前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前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문변호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문변호사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문위원(디지털/IT분과)△사단법인 벤쳐기업협회 자문위원 △한국핀테크지원센터 혁신금융 전문위원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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