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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OPEC, 원유 증산 가능성"…'빈손 귀국' 바이든 두둔

고준혁 기자I 2022.07.18 09:26:58

국무부 에너지안보 특사 "OPEC, 사우디 외 나라 많다"
바이든 사우디 회담 후 "증산 조처 나올 것"과 같은 맥락
중동 순방 관련 "성과 없었다" 내부 비판 의식한 듯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행정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측이 “원유 증산은 논의조차 안 했다”고 밝혀, 바이든 대통령이 ‘빈손 귀국’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모스 호치스타인 국무부 에너지 안보 특사는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중동 국가들이 원유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OPEC 중 어떤 나라에서 원유 공급을 얼마나 늘릴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호치스타인 특사는 이어 “이번 대통령의 순방에 근거해 나는 몇 주 안에 OPEC이 몇 가지 조치들을 할 것이라는 데 꽤 확신을 갖고 있다”며 “비단 사우디 한 나라뿐만이 아니라 OPEC에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이 있고, 이들 국가는 원유를 더 생산할 능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호치스타인 특사의 이같은 주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정상회담 직후 회견에서 “사우디가 글로벌 석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몇 주 내에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오는 3일 열리는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회의에서 증산 결정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유 증산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는 상반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에 방문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하는 등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석유 생산 증가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호치스타인 특사는 이날 방송에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3.8ℓ)당 4달러 선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배럴당 100달러 선을 하회하는 등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하는 추세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올해 초 역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한 뒤 차츰 하락해 이날 4.5달러대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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