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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비자들 지갑 닫는다…"여행·외식 줄이고 미용도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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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2.06.19 16:21:47

美소비자, 여행·외식 등 서비스 지출 둔화 조짐
소득으로 인플레 감당 어려워…보복소비 기대 ‘풀썩’
“연준 긴축發 침체 우려 탓…美성장엔진 식어가는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 부담에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미 경제의 성장 동력인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사진=AFP)


美소비자, 여행·외식 등 서비스 지출 둔화 조짐

“미국인들이 항공편 예약을 취소하고, 뒤뜰에 수영장을 만들거나 낡은 지붕을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연기하고 있다. 심지어 머리를 깎는 일도 미루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일상적인 서비스에 대한 지출까지 줄이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지난 4~6주 동안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초반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증가세를 보였던 여행·레스토랑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도비 애널리틱스 역시 5월 미국의 항공편 예약이 한 달 전보다 2.3%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인 오픈 테이블에 따르면 이달 10~16일 외식 횟수는 2019년 같은 주와 비교해 11% 감소했다.

실물 경제에서도 미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미용업체 ‘살롱 시미즈’를 운영하는 아흐메트 심은 “평균 4주였던 고객들의 방문 기간이 12주 이상으로 늘었다. 일부 고객들은 가격 흥정을 시도하거나 가장 저렴한 서비스만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출이 1년 전보다 약 20% 감소했고, 평균 팁 가격도 20%에서 10%로 줄었다. 반면 일회용 장갑 한 상자 가격은 2년 만에 7달러에서 25달러로 올랐고, 염색약도 25달러에서 40달러로 높아졌다. 그렇다고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 고객이 더 줄어들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소득으로 인플레 감당 어려워…보복소비 기대 ‘풀썩’

대부분의 미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이에 지난 2년 동안엔 가구, 자동차, 가전제품 등 상품을 주로 구매했다. 하지만 올 들어 경제·사회 활동이 재개되면서 보복소비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다. 실제 올 1분기까지만 해도 미뤘던 여행, 외식, 미용 등 서비스 지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물가가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 지출을 삭감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미국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휘발유 가격이 1년새 48.7%나 뛰었다.

식품 가격도 10.1% 급등했다. 육류·가금류·생선류·계란류(14.2%), 시리얼·빵류(11.6%), 유제품류(11.8%) 등 집에서 조리해서 먹는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다. 아울러 CPI 지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도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일상에 필수적인 의식주 품목들의 물가가 치솟은 것이다.

소득만으로 물가 상승세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신용카드 빚도 늘었다. 연준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미국인의 소비자 부채는 8680억달러(약 1124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16% 가량 급증했다. 한 가구가 작년보다 매달 더 써야 하는 금액이 250달러(약 30만원)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투자리서치 매니저는 “인플레이션 등 기타 요인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다”며 “이는 부유층부터 중산층, 저소득층까지 소득 그룹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긴축發 침체 우려 영향…경제엔진 식어가는중”

문제는 소비가 앞으로 더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개인 소비지출은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7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성장 동력이다.

WP가 조지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과 4월 21일~5월 12일 미 성인 10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외식과 문화생활 비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또 66%는 “내년에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혀 지출 삭감을 시사했다.

WP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소비지출 결정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미 경제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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