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WC가 던진 경고…통신의 미래는 속도가 아니라 AI 인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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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I 2026.03.08 16:29:13

MWC26, 업종 허문 ''AI 인프라'' 경쟁 서막
퀄컴, 엔비디아 6G 주도권 확보 경쟁
스타링크, 위성망과 지상망 연결 ''NTN'' 확장
EU, 6G AI 인프라 시대 제도 재설계 논의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AI-네이티브 통신’이었다. 과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새로운 스마트폰과 더 빠른 통신 속도를 앞세운 무대였다면, 올해 열린 ‘MWC26’은 통신망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차세대 AI 인프라의 청사진을 보여준 자리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전시장에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현장에서 가장 또렷하게 감지된 변화는 업종 간 경계가 흐려지는 이른바 ‘빅블러’ 현상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5세대 통신(5G) 시대와 달리, 6세대 통신(6G) 시대를 가장 적극적으로 기대하는 쪽은 엔비디아와 퀄컴 같은 반도체 기업들이다. 한때 전통적인 하드웨어 업체로 분류되던 이들은 이제 AI 시대의 대표 수혜자인 동시에, 6G 확산을 앞당기는 핵심 촉진자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 국적과 업종의 경계를 넘어 손을 맞잡는 합종연횡도 한층 뚜렷해졌다.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산업 재편이 이미 본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6G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5G까지는 더 빠른 속도가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다가올 6G는 ‘분산형 AI 컴퓨팅 인프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기지국(AI-RAN)에서 에지,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 전 구간에 신경망처리장치(N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배치해 초저지연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구조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선언했듯 2026년은 ‘AI 에이전트’의 원년으로 불린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통신망은 더 이상 단순한 연결망에 머물 수 없다. 스스로 거대한 AI 인프라로 진화해야 한다.

한편에서는 통신망의 음영 지역을 없애는 또 다른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별도 중계기나 안테나 없이 위성과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D2U(Direct-to-User)’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낙후 지역 통신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지상망과 위성망을 하나로 묶는 비지상 네트워크(NTN) 확장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기존 통신사들에는 분명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여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도 6G 시대 전략과 AI 시대 생존 전략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AI데이터센터부터 초거대 AI모델까지 수직계열화하는 ‘AI 풀스택’을 발표했다. KT는 기업 업무를 대행하는 ‘에이전트 패브릭’과 함께 한국형 AI 네트워크 협력체(AINA) 의장사로서 존재감을 알렸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했다.

문제는 기술의 진화 속도에 비해 제도와 규범의 변화는 여전히 더디다는 데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네트워크법(DNA)을 바탕으로 6G 시대 경쟁 규칙을 다시 설계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6G 인프라 비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테크의 망 이용대가 논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술은 이미 다음 시대로 향하고 있는데, 제도는 아직 과거의 틀에 발이 묶여 있는 셈이다.

눈앞에 다가온 AI 시대는 각 기업의 성패를 넘어 한 나라의 존망이 달려 있는 문제다. 반도체부터 통신사, 네트워크 장비 업체가 모두 있는 한국이 어떻게 하면 ‘소버린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AI 3강’으로 갈 지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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