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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적벽`이 있다...경북 청송

편집부 기자I 2009.07.31 11:12:46

위 치 : 경북 청송군 안덕면 신성리~고와리
<한국관광공사>

▲ (좌) 신성계곡 초입, (우)(아래) 신성계곡 적벽
 
[이데일리 편집부] 경북 청송군으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끊이지 않는 산자락과 함께 이어진다. 첩첩산중, 드나듦이 불편한 산지에 자리한 것. 때문에 청송을 여행하기 위해선 느긋한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청송은 그만큼의 시간을 소요하고 찾아온 여행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청정함을 가지고 있는 것. 물 맑고 산 깊으니 경치 또한 뒤지지 않는다.

여름철, 청송 산자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는 계곡이다. 주왕산의 원시자연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절골 계곡, 석빙고에 들어선 듯 서늘한 얼음골 계곡, 붉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너른 물놀이장 청운하천, 굽이굽이 산중을 휘어 도는 신성계곡 등 이름만 들어도 시원함이 전해지는 수많은 계곡들이 있는 것. 그중 으뜸은 오랜 시간 청송사람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는 신성계곡이다.

신성계곡은 낙동강 상류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계곡과 나란히 도로가 달리고 있어 접근하기 쉽지만 물가로 내려서는 장소를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물놀이장이라기보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달릴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더 이름나 있다. 하지만 계곡으로 내려서는 포인트를 알고 있는 청송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바위 절벽과 계곡의 시원함, 돌 틈에 사는 민물고기 다슬기 등을 잡는 손맛이 제법인 것. 그들만의 한적한 쉼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 방호정

신성계곡으로 내려서는 첫 번째 장소이자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계곡이 시작되는 안덕면 신성리의 방호정(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1호) 인근이다. 신성마트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쪽으로 들어서면 철교 건너 절벽 위에 앉아있는 방호정이 보인다. 방호정은 조선 광해군 11년인 1619년에 방호 조준도가 어머니의 묘를 볼 수 있는 곳에 ㄱ자로 세운 정자이다. 순조 27년인 1872년, 후손들이 방대강당 4칸을 더 지어 후학을 기르는 장소로 사용해왔다. 방호정 철교를 건너 왼쪽으로 내려서면 신성계곡 물가로 길이 이어진다.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너른 숲이 있어 쉬어가기 좋다.

청송대표특산물인 사과밭이 길을 따라 자리하고 있는 언덕에 다다르면 신성계곡의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는 공간을 보게 된다. 물길 휘어지는 곳에 자리한 붉은 바위절벽이다. 물풀 숲을 지나온 맑은 계류가 바위절벽 아래에서 휘어지며 빠르게 흐르는 장소이다. 절벽 건너편에는 자갈로 이루어진 쉼터가 있다. 청운하천의 적벽을 축소해 놓은 듯한 그곳으로 내려가려면 고개 넘어 만나는 삼거리에서 근곡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다리 건너 곧바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계곡천변으로 길이 이어진다. 절벽 아래쪽으로는 물살이 빠르고 깊으니 건너가지 말 것.
 
▲ (좌) 신성계곡 백석탄, (우) 신성계곡 백석탄 입구 정자

삼거리에서 길안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신성계곡의 마지막 아름다움인 백석탄에 닿는다. 계류 중간 중간 흰 돌이 솟아있는 이색적인 풍광 때문에 청송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 장소. 백석탄은 약 7천만 년 전에 이루어진 화산 활동의 결과물이라 한다. 용암이 빠르게 흐르다 굳은 모양이라고. 오랜 시간 물살에 씻겨 물결의 지문을 보는 듯 오묘한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백석탄을 제대로 보려면 사유지로 들어서야 한다. 백석탄 이정표가 있는 김태중(74세)씨 댁이 그곳. 안덕면 복리가 고향인 김씨가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은 5년 전쯤. 백석탄의 아름다움을 나누기 위해 길 만들기, 갈대와 잡풀 다듬기, 꽃 심고 가꾸기 등을 하고 있다는 김씨는 찾아온 사람들이 뜨거운 햇살을 피해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지어두었다. 사유지이므로 취사 또는 행락행위는 삼갈 것.

▲ 달기약수
청송에는 계곡 이외에도 물과 관련된 관광지가 많다. 그중 하나가 약수. 조선 철종 때 발견되어 지금껏 이용하고 있는 달기약수가 대표적이다. 탄산, 철 성분 등이 있어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한다. 야송미술관 인근의 신촌약수도 같은 효능을 지닌 물이다.

매끄러운 피부를 만들어주는 온천수도 있다. ph 9.54인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천인 솔기온천이다. 지하 710m의 암반에서 용출되는 천연온천수로 피부미용, 근육통, 노화방지 등에 효과적이라고.

파천면 신흥리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주) 청송발전처는 전력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심야전력을 이용해 하부저수지 물을 상부저수지로 끌어 올려 저장했다가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낙하시켜 전기를 만드는 양수발전소이다. 이곳에 물을 끌어 올리는 방법, 물이 떨어져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 물의 중요성 등을 체험, 관찰할 수 있는 양수홍보관이 있다.

청송에는 청송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송옹기의 이무남 옹기장, 야송 이원좌 화백, 천연 염색가 박숙자 씨 등이다.
 
▲ (上) 양수발전홍보관, (中) 천연염색체험, (下) 청송옹기

진보면 진안4리에 자리한 청송옹기는 4대째 옹기를 빚고 있는 곳이다.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 칠순을 맞은 이무남 옹기장(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25호)은 옹기 빚는 일이 아직도 즐겁다한다. 아버지 일을 돕던 아들들이 대를 이어 옹기를 빚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 도시의 아이들이 흙을 만지며 흙의 기운을 받아 건강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체험학습도 진행한다. 체험은 3~4일전 예약 후 찾아갈 것.
 
▲ 야송미술관


진보면 신촌리 옛 신촌초등학교 자리에는 청송군립야송미술관이 있다. 청송군 출신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낸 한국화가 야송 이원좌 화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다. 2층 전시실에 높이 2.4m 길이 12m의 무릉하운도와 주왕운수도를 비롯해 다양한 그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생략과 상상이 더해진 야송의 작품세계를 가까이에서 살펴보며 우리 그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전시실에서는 기획전시가 이루어진다. 8월엔 수묵화전이 열릴 예정.

▲ (좌) 송소고택, (우) 청송자연휴양림

파천면 덕천리에는 송소 심호택이 1880년경에 지은 송소고택이 있다. 홍살문이 있는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사랑채와 안채 별채 등이 ㅁ자형으로 펼쳐진다. 송소고택 옆에 천연염색체험장인 소슬자연빛깔이 있다. 박숙자 씨의 작업공간이자 덕천리를 찾은 여행자들의 염색체험공간이다. 예약 후 찾아가면 언제든 염색체험을 할 수 있다. 마당의 투호놀이도 즐겨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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