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져서 참을 수가 없어요. 항상 나른하고 아무리 잠을 자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입맛도 없어요.”
요즘 들어 봄을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은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입을 헤벌리고 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염치불구하고 꿈나라를 헤매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이 즈음이다. 따로 자신의 방이 주어진 간부나 임원들이야 주위 눈치를 살필 필요없이 마음껏 졸 수 있지만 말단들은 주체할 수 없이 밀려오는 수마를 쫓느라 고군분투해야 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점심식사를 하고 난 뒤에는 아예 마음껏 엎어져 자는 당돌한 녀석들도 많다. 선생님들이 잠을 쫓기 위해서 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재미있는 얘기를 해 보지만 그것도 잠시뿐 눈은 금세 몽롱하게 변한다.
봄이 되면 너나없이 춘곤증을 겪는다.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하고 힘이 하나도 없다. 식욕도 없을 뿐 더러 소화도 잘 안 되고 머리도 묵직하다. 춘곤증은 병이라기 보다는 추운 겨울에 긴장됐던 몸과 마음이 봄이 되면서 풀어지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춘삼월은 발진(發陳)이라고 하여 추위로 인해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삼라만상이 기지개를 켜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력소모가 크다. 게다가 겨울보다 낮 시간이 크게 길어져 활동시간도 늘어난다. 업무시간이 길어지고 술자리도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귀가시간도 늦어지고 잠잘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아침에 부리나케 일어나 아침밥을 뜨는 둥 마는 둥 한 상태에서 회사에 출근하면 기운이 있을 리 없다. 배고픈 상태에서 점심을 먹게 되면 평소보다 많은 양을 들게 돼서 소화도 잘 안되고 머리가 맑지 못하게 된다.
동의보감은 "춘삼월은 천지간에 만물이 생겨나 번성하는 시기이니 아침 일찍 일어나 천천히 정원을 거닐어 몸의 긴장을 풀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봄의 양생법을 지키지 않으면 간이 상하게 될 뿐 아니라 여름에 병이 쉽게 걸리게 된다."고 하여 봄에는 무리를 하지 않고 절도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만물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기력이 많이 소모되는 계절이니 만큼 적절한 생활관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히 위나 장 등이 허약한 사람들은 소화장애가 있는 만큼 기력이 더욱 달리게 된다. 그래서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력을 북돋우고 소화기를 강화시켜야 한다. 밤늦게까지 거리를 배회하면서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시거나 아침밥을 굶지 않도록 한다. 흡연도 피해야 할 일. 흡연은 우리 몸의 기(氣)를 관장하고 있는 폐의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춘곤증을 악화시킨다. 스트레스도 금물이다. 과다한 스트레스는 봄기운을 타고 뻗어 나가려는 간의 기운을 막아서 뭉치게 하여 피로를 누적시킨다.
춘곤증에는 봄나물이 제 격이다. 어릴 적 즐겨 불렀던 ‘봄맞이 가자’라는 동요에는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 오자.’라는 구절이 나온다. 봄나물은 쓴 맛이 있어서 미각을 자극해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오미자나 산수유를 차로 끓여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오미자나 산수유는 봄기운과 같은 신맛이 있어서 춘곤증을 완화시킨다.
춘곤증을 참기 어려우면 30분 이내로 낮잠을 가볍게 자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너무 오래 자는 것은 좋지 않다. 자칫하면 밤잠을 설쳐 다음날 피로를 가중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책 등 가벼운 운동도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 춘곤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점심시간에는 가까운 공원에라도 들러 봄기운을 느끼며 어슬렁거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예지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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