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반도체 회의 주재…외국계 중 삼성만 불렀다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또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외국 회사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불러 반도체 수급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외국 회사로는 유일하게 화상으로 참석했다. (사진=AFP 제공)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수급 대책을 논의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프린터·PC업체 휴렛팩커드(HP)의 엔리케 로레스 최고경영자(CEO)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가전업체 월풀의 엘리자베스 도어 글로벌구매전략 담당 수석부사장, 의료기기 전문업체 메드트로닉스의 지오프 마사 CEO, 반도체 생산업체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CEO, 자동차 엔진·발전기 제작업체 커민스의 제니퍼 럼지 대표 등은 직접 백악관에 나왔다. 이외에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에릭 홀컴 인디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외국 회사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함께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열 때마다 삼성전자를 불러 조언을 구해 왔다. 그가 삼성전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는 특히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제조업이 살아나는 걸 보고 있다”며 “기업들이 미국에서 새로운 공장 건립을 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에서 초당적인 혁신 법안을 처리한다면 기업들은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전략을 위해 생산공장을 직접 유치하는데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제품 생산은 주로 나라 밖에 맡겨 왔던 미국의 이전 산업정책과는 차이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를 소개하면서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1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2000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손톱 만한 반도체가 우리 생활에서 자리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도 했다.

백악관은 “세계 굴지의 반도체·제조업체들은 어떻게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육성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만들고 기초 연구에 투자할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