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서만 최소 80톤 재활용·음식쓰레기 할 것 없이 한 데 섞여 몸만 쏙 빠져나간 얌체 시민들 행사 시작 전 절반 이상 차오른 쓰레기통 시민의식·운영 프로세스 둘 다 개선 안 돼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가을을 여는 대표적인 행사인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지난 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최 측인 한화 추산 관람객 100만여 명(경찰 추산 34만 명)이 다녀간 가운데 화려한 하늘과 달리 올해도 난장판인 쓰레기에 한화 직원들과 자원 봉사자들이 이튿날까지 쓰레기를 수거하며 다녀야 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 다음 날인 6일 오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내 재활용 처리장에 수거된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인파가 떠난 자리는 아수라장이었다. 이용한 자리를 깔끔하게 치우고 떠난 시민도 많았지만 일부는 명당 자리 알박기에 이용했던 돗자리부터 먹다 남은 음식물까지 그대로 두고 몸만 빠져나갔다.
축제 당일 한화 임직원 봉사단 1200여 명이 밤늦게까지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활동을 진행했지만, 쓰레기양이 워낙 많아 현장 정리를 다 마치지 못했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및 외부 용역업체 관계자도 100명이 동원 돼 축제 종료 후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아침까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웠다. 여의도 지구에서만 8톤 트럭 10대가 넘는 분량이 쏟아졌다.
월드비전 후원자 커뮤니티인 ‘오렌지농장’과 일상 공유 커뮤니티 ‘라운더스클럽’ 소속 회원 50여 명도 행사 다음 날 마포대교에서 원효대교까지 걸으면서 쓰레기를 무더기로 수거했다.
축제 장소인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재활용과 음식물 쓰레기 구분의 의미도 없었다. 한눈에봐도 재활용쓰레기에도 먹다 남은 음식물 등을 통째로 넣는 일이 허다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 다음 날인 6일 오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내 재활용 처리장에 수거된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과 달리 쓰레기를 처리하는 건 차마 두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다. 그 와중에도 용역업체 직원들은 쓰레기 중 심하게 오염된 일부는 골라내며 봉지에 부지런히 이를 옮겨 담았다.
불꽃축제 후 쓰레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년 행사마다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는 단골 소재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쓰레기는 지난해 축제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부분임을 시사했다.
또 봉사단체 관계자는 “가로등이나 나무 뒤에 숨겨진 쓰레기가 많았다”며 “페트병, 돗자리 등 충분히 집에 가져갈 수 있는 쓰레기들이어서 속상했다”며 화려함 뒤에 가려진 미성숙한 시민 의식을 아쉬워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 다음 날인 6일 오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내 재활용 처리장에 수거된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시민 의식만을 탓할 건 아니다. 매년 반복된 문제지만 쓰레기를 감당할 시설은 올해도 부족했다. 길목에 비치한 쓰레기 수거용 대형 상자는 행사 시작 전에 이미 절반가량 차 있었다. 행사 도중에 쓰레기 수거 상자가 가득 차면서 대형 상자 옆에 또 다른 큰 쓰레기 산이 만들어지기도 했고 이를 본 시민들은 아예 자리에서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떠나기도 했다.
한편 여러 잡음 속에도 축제는 무사히 마무리됐다. 서울시는 주최사인 한화그룹과 경찰·소방, 영등포·용산·동작·마포구 등이 참여하는 종합안전본부를 꾸려 이틀간 운영하며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다했다. 본부는 안전관리와 질서유지 담당 인력 총 6800명을 투입했고, 안전 펜스 등 안전 장비도 지난해 축제보다 20% 확대했다.